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가 2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표 발의하고, 민주당 의원 전원이 참여한 '2024년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전국민 25만원 지원법)'을 상정했다.
정부의 세수평크를 비판해온 민주당이 10조원 이상이 드는 법안을 상정한 것은 논리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법안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지원금 지급을 위한 예산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재정적 지원을 통해 마련하도록 했다. 금액은 지급 대상에 따라 25만~35만원이다. 구체적인 금액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지급액에 차등을 뒀다.
국민의힘은 특별조치법이 예산편성권이 없는 국회의 월권 입법이자 포퓰리즘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여야는 향후 행안위 법안 심사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오후 본회의 일정을 고려해 법안 토론은 하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선 3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화성시 리튬 배터리 공장 화재 사고와 관련한 주무부처 담당자들을 불러 사고 책임 소지 및 향후 예방 대책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현안질의가 이어졌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화재 발생 당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통해 범정부적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면서 "현재는 통합지원센터를 통해 피해자와 그 가족에 대한 각종 지원 사항을 안내,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취임 3일 차인 허석곤 신임 소방청장을 대신해 소방청 상세보고를 진행한 이영필 대응국장은 다수의 인명피해 발생 원인으로 △초기 화재 진화를 시도해 대피가 늦어진 점 △배터리 연쇄 폭발로 42초 만의 급격한 연소가 확대돼 대량의 유독가스가 발생한 점 △화재가 출입구 부근에서 발생해 대피가 어려웠던 점 등을 꼽았다.
행안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금속 화재 관련 안전관리와 대응책이 미비했다고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사고는 인재이고, 소방청이 대응을 잘 못한 거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그저 소화기로만 초기 대처를 한 부분이 화재 대응책이 전혀 없는 것 아닌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모경종 민주당 의원은 리튬 배터리 공장이 중점 관리 대상에서 제외 돼있는 점을 지적했다.
윤건영 의원은 "2020년에 이미 감사원에서 금속 화재 안전성에 대한 지적이 있었는데 그 정책 대응이 늦었다"고 꼬집었다.
허 청장은 "배터리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소화기는 전 세계적으로 부족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대응책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연구·개발 및 소방 시설관리 기준·제도 개선 등을 약속했다.이날 회의에선 야당이 단독으로 진행한 지난 전체회의 때 이 장관이 출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였다. 야당 의원들은 이 장관에게 불출석에 대한 사과 표명과 재발 방지를 요청했고, 이 장관은 "21대에서도 여야가 협의에 의한 위원회만 출석을 해왔다. 국회의 관행은 법률 못지않게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 장관이 충분히 유감 표명을 했다고 진화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더불어민주당 소속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안위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