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승진 등 130명 인사단행
작년보다 2배 많은 122명 전보
타 은행 횡령 등 염두 조치 분석
작년보다 2배 많은 122명 전보
타 은행 횡령 등 염두 조치 분석
하나은행은 이날 하반기 인사를 공개했다. 8명이 승진했고, 122명이 자리를 옮겨 전보 발령이 났다. 유독 전보 인사가 많았다. 작년 하반기 전보 인원수(총 69명) 대비 2배가량에 달한다.
올해 전보인사 인원수를 살펴보면 부장 11명, 지점장 59명, 부지점장 4명, 기업금융지점장(RM) 32명, Gold PB 13명, 해외법인장 2명, 해외지점장 1명 등이다.
작년과 비교하면 부장과 지점장 인원수가 2배 이상 늘었다.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전문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Gold PB의 전보도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밖에 여성 RM의 전보가 많았다. 딱딱할 수 있는 기업금융을 담당하는 자리에 이들을 배치해 영업에 유연함을 보탠 것이다.
전보 인사는 근무지를 옮기는 인사 발령이다. 이런 순환 보직은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새로운 곳으로 이동한 임직원들은 그동안 경직돼 생각하지 못했던 내부통제 미비점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Gold PB의 대규모 전보는 영업력 내실을 다진 것으로 주목된다. 한 곳에서 계속 머무를 경우 고객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하나은행은 지난 2019년 하반기부터 발생했던 파생결합증권(DLF) 사태를 경험했다. 당시 일선 PB들의 지나친 영업이 불완전 판매로 이어져 세간의 질타를 받았다. 고객들에게 자세한 설명 없이 상품을 판매했고, 시장 상황이 악화되자 대규모 원금 손실 피해로 이어졌다.
이후에도 은행권에서 금융사고 소식은 끊이지 않았다.
올들어 농협은행, 우리은행 등에서 거액의 횡령 사고가 발생하면서 금융당국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중은행을 이용한 소비자를 중심으로 수조원대 원금손실 피해를 안겼던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도 금융당국이 내부통제를 당부하는 이유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0개 은행장 간담회에서 "은행권에서 반복되고 있는 불완전판매·금융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준법 및 윤리의식이 중심이 된 조직문화를 정립해야 한다"면서 "불완전판매 및 금융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임직원의 의식과 행태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직문화 정립에 경영진이 적극 앞장서 달라는 주문이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하나은행의 전보인사는 당국의 입장을 공감한 결과로 풀이된다"면서 "새로운 시도 없이는 직원들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없다고 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간 은행권은 내부통제팀을 신설하거나 직원 윤리교육 및 사고 신고제도를 운영했다. 장기근무자에 대한 순환 보직 기준을 까다롭게 설정하기도 했다.
김경렬·이미선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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