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등 정부주도 R&D 추진
韓, 2026년까지 프리-6G 시연
삼성·이통3사, 기술 확보 속도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유럽연합(EU)까지 가세한 6G 선점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화웨이, 노키아 등 글로벌 통신장비 기업들이 R&D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정부와 삼성전자, 통신 3사를 중심으로 6G 투자가 본격화됐다. 2029년 첫 상용화가 예상되는 6G 서비스를 누가 선점하느냐가 이후 통신산업의 주도권 향방을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6G는 올해부터 국제 표준화 작업이 본격화돼 오는 2029년 정도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효찬 노키아코리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날 서울 중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첫 번째 6G 'RAN R21' 규격이 오는 2028년 완료되면 6개월에서 1년 정도 상용화에 걸리는 기간을 고려해 오는 2029년 6G 서비스가 상용화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한국이 첫 6G 상용화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6G는 인공지능(AI)과 결합해 빠른 통신속도뿐 아니라 도심항공교통(UAM), 가상현실, 위성 등 다양한 융합서비스를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 과정에서 AI를 활용해 각 서비스별 요구사항에 대해 무선통신, 모바일코어, 유선네트워크 등 통신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연계하는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
해외에서는 미국, 중국, EU, 일본 등이 6G R&D에 국가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미국은 이동통신사와 통신장비 업체, 반도체 업체 등이 참여한 '넥스트 G 얼라이언스'를 구성하고 6G 리더십 확보를 꾀한다. 중국은 2018년부터 차세대 통신기술·표준 개발을 위해 중점 프로젝트에 착수한 데 이어 2019년 11월 6G 전담기구를 출범시키며 정부 주도 6G R&D를 추진하고 있다. EU 또한 2030년 6G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2018년부터 '6G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통해 8년간 약 3000억원 규모를 투입한다.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우리나라는 정부 주도로 2026년 중간 성과물을 선보이는 '프리-6G' 기술 시연을 하고, 2028년 R&D 성과물의 통합시스템을 시연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8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6G R&D 사업에 총 4407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동통신 관련 국제표준을 정하는 국제전기통신연합 전파통신부문(ITU-R) 8개 모든 연구반에서 의장단을 배출하며 국제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다.
노키아 등 글로벌 통신장비 회사 기업들도 관련 기술투자를 시작했다. 당장은 6G 중간 단계인 5G 고도화 기술 확보를 꾀하고 있다. 5G 어드밴스드, 5.5G 등 명칭은 다양하다. 특히 AI 등을 적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은 낮추는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노키아는 5G 어드밴스드 수익화를 위해 확장현실(XR) 대중화에 나선다. 이날 기술시연에서는 'XR 온 5G 어드밴스드' 시연을 통해 영상 지연 문제를 개선한 경기중계 영상을 소개했다. 중국 화웨이는 지난달 말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MWC 상하이 2024'에서 6G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5.5G 전략을 공개하며 5.5G 기반 AI 전화, 5G 기가 그린 등을 시연했다.
삼성전자와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6G 기반기술 확보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이 직접 나서서 6G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지고 있다. 삼성전자 선행 연구개발 조직인 삼성리서치 아메리카(SRA)는 6G 연구개발을 위해 미국 프린스턴대와 협력하고 있다. 6G포럼을 열고 6G 백서를 발표하는 한편 세계 이동통신사 연합회 주파수 실무반 의장직도 수행하고 있다. SKT는 최근 6G 기술 관련 연구 논문을 과학기술논문색인(SCI)급 국제학술지 'IEEE 커뮤니케이션스 매거진'에 발표하는 등 주요 저널과 학회 논문을 통해 6G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인텔과 협력해 6G 코어망 내부 통신속도 향상 기술도 개발한다. KT는 노키아, LG전자 등과 협력해 6G 후보 주파수와 관련된 기술 개발에 나선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글로벌 제조사들과 개방형 무선 접속망(오픈랜) 공용 플랫폼 시험 검증에 성공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지난 5월 제주 신화월드서 3GPP SA 작업반 국제회의가 열리고 있다. TTA 제공
한효찬 노키아코리아 CTO가 3일 서울 중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김나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