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미일 동맹' 지칭에
野 "정신나갔다" 발언… 與 반발
'채상병 특검법' 필리버스터 돌입
野 "정신나갔다" 발언… 與 반발
'채상병 특검법' 필리버스터 돌입
국민의힘은 3일 오전 예정된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를 취소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미일 관계를 '동맹'이라고 지칭한 국민의힘에 "정신이 나갔다"고 발언한 것을 사과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방부와 병무청, 방위사업청의 현안보고 등이 예정돼 있었다.
민주당도 양보하지 않았다. 지도부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의원을 두둔했다.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김 의원이 사과해야 한다고 억지를 부리지만, 사과는 국민의힘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것을 꼬투리 잡아서 파행시키는 이유는 해병대원 특검법 통과를 막기 위한 속셈"이라고 꼬집었다.
강경파 의원들은 한 발 더 나아갔다. 당내 최대 계파로 떠오른 친명(친이재명)모임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소속인 양문석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미일동맹'하자는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을 향해 동의하면서, 히죽히죽 웃고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정신 나갔다'고 질타한 것이 도대체 뭐가 문제냐"고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김 의원의 대정부 질의를 방해한 국힘당이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결국 이날 오후 대정부 질문도 우원식 국회의장이 민주당 요청대로 채상병 특검법을 1번 안건으로 상정하면서 파행됐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어느 국회에서도 대정부질문이 있는 날 법안처리 안건을 상정한 적이 없었다"며 "국민의힘이 이미 필리버스터를 예고했는데도 의장이 특검법을 안건으로 상정해 대정부질문을 무산시켰다"고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가 전날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사과를 했지만, 국민의힘은 즉각 필리버스터(법안 처리를 위한 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대통령실도 이날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3일 민주당이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21대 국회에서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채상병 특검법을 강행하자 "반문명적 헌정파괴 시도와 전대미문의 입법폭력 쿠데타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윤 대통령도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및 역동 경제 로드맵 발표' 회의에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총선 공약인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위기극복 특별조치법)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국민 1인당 왜 25만원만 주나"라며 "한 10억원씩, 100억원씩 줘도 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어 국채 발행을 통한 재정 충당과 무분별한 현금 지원 주장에 대해 비판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광기의 정치만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용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정치의 '치'가 다스릴 치(治)가 아니라 부끄러울 치(恥), 미치광이 치(痴)가 된 지 오래"라며 "지금 대한민국 국민이 일치된 견해로 진단서를 발부한다.정신치료를 권한다"고 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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