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구 국회 청원동의 게시글 3일 동의건수 100만 돌파에 정치권 공방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해달라는 내용의 국회 청원글이 3일부로 동의 100만건을 넘기자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탄핵 청문회'까지 시사하며 반겼다. 국민의힘에선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 146만건을 기록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 청원 사례를 들며 맞받았다.
3일 오전 10시30분 기준 국회 국민동의청원게시판에 게재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동의 건수가 100만을 넘었고 오후 중에도 만(萬)단위로 늘었다. 민주당은 강유정 원내대변인 논평으로 "100만에 이르는 국민께서 아직도 임기가 3년이나 남은 대통령에게 즉각적인 탄핵소추를 청원한 건 한국 정치사 유례를 찾기 어렵다"며 "국민께선 해병대원의 억울한 죽음을 정권 차원에서 덮으려고 수사 외압을 행사한 데 분노하고 계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쏟아지는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의혹과,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비판을 덮는 데만 급급하다. '눈 떠보니 후진국', '이런 정부는 처음'이란 한탄이 100만을 넘어선 국민 청원에 담겼다"면서 "100만 국민의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청원심사소위와 전체회의를 통해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히 심사하겠다. 또 청원 내용에 대한 심도 있는 심사를 진행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청문회' 등 절차 역시 실시하겠다"고 했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혼을 내고 회초리를 들어도 대통령이 요지부동, 마이동풍이니 2주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100만 명이 탄핵 청원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윤 대통령 탄핵이란 용어는 국민 스포츠가 돼가고 있다. 이것이 민심"이라고 주장했다. 강경파이면서 국회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 최고위원은 국민의힘과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대통령 탄핵론에 적극 불을 지핀 것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이날 곽규택 수석대변인이 국회 기자들을 만나 "(구체적인) 탄핵 사유가 없다는 것은 누가 봐도 명백하다"며 국민청원을 매개로 한 정쟁이라고 일축했다. 또 "지난 문재인 정권 때도 청와대 국민청원에 140만명 넘는 국민이 문 전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청원을 했다"고 말했다. 당 5선 중진인 권성동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2020년 3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당시 문 대통령 탄핵을 촉구한 청원글이 무려 146만9023명 동의를 얻었다"고 상기시켰다.
권 의원은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 청문회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며 "동의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했다는 이유인데, 해당 게시판에 올린 글이 언급한 탄핵 사유란 하나같이 법률적으로 미비하고 오히려 상당수는 민주당 선동구호와 닮아있다"고 했다. 또 "민주당은 100만이 훌쩍 넘었다는 이유로 문 전 대통령 탄핵 청문회를 추진했었나. 이처럼 모순된 작태야말로 극단적 진영정치에서 정쟁 이익을 편취하려는 잔수"라며 "이재명 (전) 대표 체제에서 탄핵 남발은 민주당 지병"이라고 성토했다.
당대표 후보인 5선 나경원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 글로 "민주당이 '윤 대통령 탄핵 청문회'를 연다고 한다. 정작 탄핵을 추진할 명분도 용기도 없으면서, '개딸 눈치'나 보며 끌려가는 비겁함"이라며 "민주당 행보엔 오직 '기승전 탄핵'"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지금 가장 시급한 건 민주당의 탄핵 남용에 대한 대국민 청문회다. 국민이 법과 상식의 힘으로, 이재명을 탄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지난 2일 정치적 의도로 탄핵 언급이 반복되고 있다는 시각을 보였다.한기호기자 hkh89@dt.co.kr
국회 국민동의청원 페이지에 게재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동의 건수가 3일 오전 중 100만명을 돌파했다.<국회 국민동의청원 사이트 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