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올해 실질성장률 전망을 2.2%에서 2.6%로 상향했다. 수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된 덕분이다. 물가는 점차 안정세로 접어들겠지만, 높은 가계 이자 부담 등으로 내수 여건은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봤다.
기재부는 3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경상수지 전망을 50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올리고, 수출 증가율도 8.5%에서 9.0%로 높였다. 그러나 "상당 기간 누적된 고물가·고금리 영향과 수출-내수 부문별 회복속도 차이 등으로 당분간 체감경기가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4%로 낮아졌지만, 서민생활과 밀접한 농축수산물 물가는 6.5%를 기록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하반기 물가 안정을 위해 농수산물 할인·지원비축, 유통구조 개선, 에너지 바우처 등에 5조6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체리와 바나나, 전지분유, 양배추 등 51개 품목에 1600억원의 할당관세를 지원한다. 사과와 배 등 비싼 과일은 계약재배를 확대하고, 마늘·양파·건고추는 1만4000t(톤)을 신규 비축한다.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은 하반기에도 가급적 동결 기조를 이어간다. 정부는 "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공공요금) 인상요인을 최소화하고, 불가피한 경우 시기 분산·이연 등으로 국민 부담을 완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부터 안정적 공공요금 관리를 통한 물가부담 완화 등 국민생활 안정에 기여한 성과를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은 그동안 쌓인 누적 부채로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호소해왔지만, 기재부는 "경평 점수를 봐줄테니 조금만 더 희생해달라"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가스공사는 올해 경평 'D 등급'으로 임직원 성과급이 전액 삭감된 바 있다.
올해 건설투자는 신규 공사가 위축되는 등 상당히 부진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공공투자와 민간투자사업, 정책금융 등 건설투자 마중물을 연초 계획 대비 15조원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PF 불안이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94조원 유동성을 공급하고, PF 사업장별 맞춤형 관리·지원을 강화한다. 국토교통부는 관계부처 TF를 결성해 공사비 인상으로 애로를 겪는 공공주택 사업장의 준공 지연요인을 해소할 계획이다.
내수 통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3종 패키지'를 지원한다. 노후차 교체시 개별소비세 최대 100만원 인하조치를 재입법 추진하는 한편, 친환경차 개소세 감면 특례는 2026년까지 추가로 연장한다. 올해 한시로 업계할인 비례 전기차 추가보조금 지원대상을 전기화물차까지 확대한다. 21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내수활성화 입법도 조속히 재추진한다. 내수활성화 법안은 △임시투자세액공제 적용기한 1년 연장 △대형마트 영업규제 시간 내 온라인 배송 허용 △인구감소지역 주택 취득시 0채 간주 등 6개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김병환(왼쪽 두 번째) 기획재정부 1차관이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역동경제 로드맵 및 2024년 하경정 상세브리핑'에서 주요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