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이 주주가 되고, 기업이 농사를 지어 배당금을 지급하는 '공동영농모델'이 전국적으로 확산된다. 기후 변화와 고령화로 낮아진 농업 생산성을 제고해, 철마다 농산물 값이 널뛰는 현상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과도한 중간 비용을 발생시키는 도매시장 중심의 유통 구조도 개선한다.
정부는 3일 '역동경제 로드맵'에서 "주주형·임대형 등 공동영농모델의 전국적인 확산 기반을 마련하고 다양한 영농형태를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북 문경의 이모작 공동영농모델을 모범 사례로 들었다.
경북도는 지난해 6월부터 임대 방식의 공동영농 모델을 도입했다. 농민들이 빌려준 토지를 영농조합법인이 알아서 경영하고, 수익에 대한 배당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묶어서 농사짓는 땅이 넓어지는 만큼 기계화가 용이하고, '규모의 경제' 실현도 가능할 거라는 기대다. 그동안 농업 기업화를 가로막았던 '경자유전의 원칙'을 우회하는 정책으로 평가되는데, 이를 전국적으로 퍼뜨리겠다는 게 정부가 이날 내놓은 대책이다. 이같은 대책을 내놓은 것은 영세농 중심 구조와 농촌 고령화로 생산성이 좀처럼 오르지 못하고 있어서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우리나라의 농업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8.3%에 불과한데, 아이슬란드(106.7%)나 포르투갈(86.1%), 칠레(25.9%) 등이 비해 현저히 낮다.
정부는 먹거리 물가 안정을 위해 농산물 유통구조를 개선할 방침이다.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농산물의 절반 이상이 공영 도매시장을 경유하는데, 이 과정에서 가격이 생산자가 판 값의 두배 수준으로 뛴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정부는 2027년까지 온라인 도매시장을 가락시장 수준(연 5조원)으로 활성화할 계획이다. 현재 14곳인 스마트 APC(농산물산지유통센터)는 2026년까지 100개소로 확충하고, 운영 효율성도 높인다. 수입 관세율 조정 등 식품 원료와 원자재의 수입을 다변화하기 위한 연구용역도 내년부터 추진할 예정이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