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이 대표 상장지수펀드(ETF) 2개에 계열사 자금 2조원을 몰아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자산운용은 ETF 업계 1위다. 전통적인 ETF 강자로 도약하며 시장을 키우기까지 계열사의 든든한 후원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3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대표 금리형 ETF인 'Kodex KOFR금리 액티브(이하 Kodex 코퍼)'와 'Kodex CD금리 액티브(이하 Kodex CD) 등 2개 상품에 삼성의 금융 계열사가 출자한 금액은 1조5816억원이다.
ETF는 연 금리를 365로 나눠 매일 이자가 쌓이는 상품이다. 국채 등을 담보로 하는 익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금리와 양도성예금증서(CD)가 마이너스(-)로 전환될 경우 손실이 난다. 파킹 통장으로 불리는 머니마켓펀드(MMF)와 성격이 비슷하다.
출자한 계열사는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화재,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삼성헤지자산운용 등 6개사다. 이들의 출자 총액은 상품 순자산총액(AUM)의 15.1%에 달한다.
이들 계열사 상품 자금 지원 액수는 예년보다 많아졌다. 올해 1분기 기준 6개 삼성 계열사는 Kodex 코퍼와 Kodex CD 등을 2조940억원어치 매입했다. 올들어 3개월 만에 5124억원 더 사들인 것이다.
반면 업계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계열사 지원 수준은 미미했다. 미래에셋그룹의 금융계열사는 지난해 말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OFR금리 액티브(이하 TIGER 코퍼)'와 'TIGER CD금리 투자KIS(이하 TIGER CD)'을 3095억원어치 사들였다. ETF AUM의 2.7% 비중을 차지한다.
참여한 계열사는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보험, 미래에셋캐피탈 등이다. 올들어 이중 한 곳이 매입 물량을 정리하면서 지원 비중은 더욱 줄었다. 작년 말(3.1%)에 비해 0.4%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미래에셋벤처투자·미래에셋컨설팅과 글로벌X와 같은 해외 계열사 등은 금감원의 자료 요구권이 없는 영역의 회사로 집계에서 제외됐다. 일각에선 증권사들이 ETF를 대기자금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퍼·CD ETF가 당장이라도 현금화할 수 있는 MMF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