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새마을금고의 10억원 이상 대출 건에 대해 2단계 심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내어준 대출금이 목적대로 쓰이지 않은 사례가 있어, 여신 관련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행정안전부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새마을금고 내부 대출규정 기준을 내달까지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새마을금고 내 대출 심의기구의 심의 대상 대출기준은 20억원. 앞으로는 이 기준을 내린다. 일반대출의 경우 10억원 이상, 권역 외 대출의 경우 1억원 이상으로 각각 확대하는 것이다. 소규모 지역금고에서는 대출액이 10억원만 돼도 큰 규모로 보기 때문이다.
대출 심사는 2단계로 의무화한다. 특별대출심사협의체 심의를 받고, 대출심의위원회의 추가 심의도 받도록 한다.
대출금이 20억원을 초과할 경우 대출 취급 시 타 금고와 새마을금고중앙회 검토를 거쳐 대출을 심의·실행하는 행안부의 '상호검토시스템'도 도입한다. 70억원 이상의 공동대출은 중앙회가 사전 검토를 하고, 200억원 이상 공동대출과 모든 관리형토지신탁 대출은 중앙회 연계 대출심사를 의무화한다.
이밖에도 내년부터 손실 금고의 배당을 일정 비율로 제한한다. 경영개선조치 대상 금고는 배당 자체를 하지 못하도록 관련 기준도 개정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논의가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편법대출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새마을금고에서는 국회의원 편법 대출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의원은 새마을금고에서 대학생 딸 명의로 11억원을 빌렸다. 사업 운영자금 명목이었다. 하지만 양 의원은 빌린돈으로 서울 서초구 아파트 매입대금 중 일부인 5억원을 갚았다. 대부업체로부터 빌린 돈을 새마을금고 대출로 갈아 낀 것이다.
이와 관련해 행안부 관계자는 "작년 인출사태 이후 (대출에 대한) 내부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고민이 많았다"면서 "양문석 의원 사태와 관계없이 작년부터 이미 검토됐던 사안"이라고 말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의 전체 예수금은 지난 5월 말 기준 259조9000억원. 뱅크런 사태 직전인 작년 6월 말(259조5000억원)을 4000억원 웃돈다. 지역 금고와 중앙회 가용자금은 70조1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8조4000억원 많다. 행안부는 부실 우려 금고 등 총 9개 금고가 합병했고, 이달 1주 차까지 추가로 2개 금고의 합병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금고의 상반기 연체율은 8월에 발표한다. 작년 11월 발표한 새마을금고 경영혁신방안에 담긴 72개 과제 중 40개를 완료(56%)했다. 입법 과제(17개)를 제외한 남은 15개 과제 역시 계획대로 정상 추진한다.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은 보수를 20.3% 자진 삭감해 5억 미만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중앙회 상근 임원들도 경영정상화 평가 전까지 성과급을 받지 않는다. 김경렬·이민우기자 iam10@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