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 팔로워에서 퍼스트 무버로...과거 방식에 얽매이면 안된다 경고
주영창 서울대 교수(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4일 제주 서귀포 롯데호텔 제주에서 열린 '제30회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기술경영인 하계포럼'에서 아놀드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를 인용했다.
우리나라는 과거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겪었고 자원이 부족했으나, 기술력을 통해 극복해 눈부신 성장을 일궈냈다. 세계 지식 재산기구에서는 2020년 전 세계 혁신국가 10위로 지정했으며 2021년 5위, 2022년 6위, 2023년 10위 등을 기록했다.
그간 우리나라 산업계는 추격자의 위치에서 글로벌 기술을 따라갔지만, 현재 치고 나가야하는 시기를 맞이했다. 주영창 교수는 성공의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패스트 팔로워(fast follwer)'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해야하며 끝없는 혁신이 필요하다면서 청나라의 과거 제도와 아놀드 토인비의 '도전과 응전의 패턴'을 언급했다.
도전과 응전의 패턴은 창조적인 소수가 도전에 성공해 성장하고 발전을 일궈내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응전 능력이 약화되면 결국 붕괴된다는 것으로 성공이 다음 성공의 독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담고 있다. 일례로 청나라의 과거제도는 인재 수급에 있어 혁신적인 제도였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지식인의 사상적 다양성을 제약했고 외부 변화나 실용적인 분야를 무시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성공경험의 오만과 경직, 환경 변화와 새로운 도전의 등장, 창조적 소수의 변화, 대중의 무관심과 분열 등을 성공 보장을 못하는 이유로 꼽고 있다.
주영창 교수는 "과거 성공 방식에 대한 고착과 경직된 태도는 새로운 도전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걸 방해한다. 옛날에 성공한 사람은 '내가 옳다'고 얘기한다"며 "상황이 바뀌었음에도 이를 인정하거나 받아들이지 못해 결국 도전에 실패하게 된다"면서 "사회, 경제, 문화 등은 계속 변하기에 과거와 본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도전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중요한데 과거의 성공 경험만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fast follwer'였을 때는 속도와 실수 최소화로 성공했지만, 'first mover'는 창의와 도전이 있어야 하고, 실패를 통해서 배워야 하는 것들이 존재하는데 아직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는 '뉴 투 코리아'보다 '뉴 투 더 월드'가 중요하다. 이 중 어느 걸 택하느냐가 성공의 갈림길이고, 대내외 환경 변화에 대한 정확하게 인식하고 글로벌 변화에서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겠다고 의식하는 것이 그 다음"이라고 밝혔다.김영욱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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