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의 텃밭인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중국과 한국의 전기차 싸움이 치열하다. 동남아 점유율 1위에 오르며 약진 중인 중국 전기차업체 BYD는 태국에 생산 기지를 짓고 시장 장악력을 넓힌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인도네시아에 전기차 생태계를 완성하며 영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4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BYD는 이날 방콕 남부 라용 지역에 4억9000만달러(약 6769억원)를 투자한 자사 첫 동남아 공장을 완공했다. 이 공장에서 BYD는 연간 15만대를 생산할 예정이다.
BYD는 현지 생산 개시와 함께 공격적인 가격 할인도 진행했다. 돌핀을 14만~16만밧(약 529만~604만원) 할인해서 판매한다. 아토3는 10만~34만밧(약 378만~1284만원) 할인한다.
다만 직전 할인 캠페인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최근 BYD 전기차를 구매한 태국 소비자들 사이에 불만이 제기되자 태국 소비자보호당국은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할인 캠페인이 종료되면 정상 가격으로 돌아간다는 소식에 서둘러 구매했지만 뒷통수를 맞았다는 반응이다.
태국은 정부의 정책으로 전기차 생산과 소비가 증가하며 동남아 전기차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체 자동차 생산량의 30%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보조금을 제공하는 등 투자 유치에 활발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태국 전기차 시장에서 BYD의 점유율은 4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전체 완성차 시장에서도 점유율 9%를 차지하며 3위에 자리했다. 중국 전기차의 태국 시장 점유율은 80%에 육박한다.
중국 전기차가 동남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커졌다. 카운터포인트는 동남아 지역 전기차 판매 70% 이상이 중국 브랜드라고 분석했다. 태국은 1분기 동남아 전기차 판매량의 55%를 차지했다. 동남아 전체 전기차 점유율은 BYD가 47%로 압도적인 1위다.
현대차그룹도 인도네시아에 배터리셀부터 전기차 생산으로 이어지는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하며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한 배터리셀 공장 'HLI그린파워를 준공, 인도네시아 최초로 전기차 배터리셀부터 완성차까지 현지에서 일괄 생산 시스템을 갖췄다. 이를 거점으로 동남아 시장 진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3일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카라왕 신산업단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EV 생태계 완성 기념식'에서 "인도네시아 전기차 산업의 호라성화는 동남아 전체에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제공할 것이며, 이를 통해 다른 동남아에도 진출하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주희기자 ju2@dt.co.kr
국제자동차 전시회의 BYD 부스. 로이터=연합뉴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에 배터리를 체결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