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 중인 장성민 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은 4일 미국의 '메타'와 중국의 '티톡' 간 신패권 경쟁을 짚으며 "미중 '신냉전'에 철저히 대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정부와 정치권에 촉구했다.
장 전 기획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중 패권 경쟁은 최첨단 혁신 기술을 통한 글로벌 여론 장악 경쟁에서도 매우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전 기획관은 우선 미국 메타와 중국 틱톡의 대결 구도를 분석했다. 그는 "일찍이 마크 저커버그에 의해 설립된 페이스북은 미국 주도의 '세계 여론의 공론장'(아고라) 역할을 해왔으며, 이후 구글의 유튜브가 등장하면서 그 기능이 더욱 강화된 것이 뚜렷해 보였다. 그러나 페이스북이 다시 소강국면으로 빠지자, 저커버그는 회사 이름을 '메타'로 변경하고 '인스타그램'을 인수하며 다시 부활의 기회를 모색했다"며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중국의 '틱톡'이 이 틈새를 파고들었고, 현재 틱톡의 파급력은 글로벌 이용자 10억 명에 달할 정도로 급속히 성장해 미국의 메타와 구글을 위협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짚었다.
이어 "특히 틱톡은 트렌드 기반 콘텐츠 기능을 강화하며 유행에 민감한 MZ 세대들의 주류 소통 창구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미국의 MZ 세대와 알파 세대들까지도 틱톡 유저들이 급증하고 있어 미래의 틱톡 위협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메타가 인스타그램을 흡수한 이후 MZ 세대와 알파 세대들을 유저로 끌어들이고 있지만, 틱톡의 기세는 여전히 만만치 않다"며 "미국에서도 대중 전략 경쟁의 한 부분이 되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 전 기획관은 "최첨단 혁신 기술(AI, 반도체, 퀀텀 컴퓨팅, 바이오텍, 클라우드 컴퓨팅, 융합 에너지)에 의한 미-중 간의 패권 경쟁은 세계 여론 확보전에서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 중심에 미국의 메타와 중국의 틱톡이 있다"며 "우리 국민들 상당수는 미국의 메타, 인스타그램 아니면 중국의 틱톡을 통해 세계와 소통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세계 여론전을 통해 자유민주주의와 중국식 사회주의 간의 체제 경쟁도 격렬하게 펼치고 있다"고 봤다.
장 전 기획관은 AI 등 최첨단 혁신 기술이 몰고 올 미중 간 '신냉전' 대결에 한국이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AI 등 최첨단 혁신 기술이 몰고 올 새로운 국제 질서에 우리는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 또한, AI 등의 기술력 경쟁력에 과감히 뛰어드는 국가미래전략을 정치권이 앞장서 주도해 나가야 한다"면서 "남북으로 갈라진 한반도는 이제 기존의 지정학적, 지경학적 가치를 넘어서서 새로운 기정학적 가치가 더해지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 이유는 AI에 기반한 최첨단 혁신 기술력은 타국의 주권, 특히 정치 주권과 여론을 조작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시대를 열 것이기 때문"이라고 피력했다.
특히 "미-중 패권 경쟁의 신냉전체제를 맞아 국내 정치가 AI를 비롯한 최첨단 혁신 기술력이 몰고 올 쓰나미 같은 나라 밖의 새로운 위협을 무시하고, 마치 실린더 안의 개구리처럼 '과거식 내분'에 안주한다면 이는 미래를 잃게 될 것이며, 주변 강대국들에게 '어부지리'의 대상으로 추락할 위험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의 메타가 중국의 틱톡 도전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잘 관찰하면서, 미-중 패권 경쟁이 몰고 올 '신냉전'에 철저히 대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 전 기획관은 "기술력이 경제력이고, 기술력이 군사안보력이자 정보력이며 문화력이 되어버린 AI 시대에 세계 최첨단 혁신 기술력을 내장하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를 군사안보동맹, 경제안보동맹을 넘어서 우주동맹으로까지 확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결정은 대한민국이 미래의 강대국으로 가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정치는 지금 세계의 변화를 직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