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4일 신임 금융위원장에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 환경부 장관에 김완섭 전 기재부 2차관, 방송통신위원장에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을 각각 지명했다.
또 인사혁신처장에 연원정 대통령실 인사제도비서관, 기획재정부 1차관에 김범석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 박범수 대통령실 농해수비서관,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에 용호성 문체부 국제문화홍보정책실장, 농촌진흥청장에 권재한 농림축산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 산림청장에는 임상섭 산림청 차장,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장에 김재홍 국민대 한국역사학과 교수를 각각 임명했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같은 장·차관급 인선을 발표했다. 후속 개각은 외교 일정 등을 마무리한 뒤 이달 중순 이후부터 재개될 것 전망이다.
김병환 후보자는 1971년생, 만53세로 금융위원장에 임명될 경우 최연소 위원장이 된다. 현 최연소 위원장은 제4대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55세)이다. 김병환 후보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인선 브리핑에서 "중요한 시기에 지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인사청문회를 충실히 준비하겠다"며 "늘 시장과 소통하면서 금융시장 안정, 금융산업 발전, 금융소비자 보호, 실물경제 지원이라는 금융정책 목표가 조화롭고 균형되게 달성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관련 리스크를 가장 우선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상반기에 부동산 PF 연착륙 방안이라는 것을 마련해서 차근차근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에 따라서 정리해나간다면 리스크를 하반기에는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짚었다. 또 가계부채 문제에는 "가계대출은 최근 좀 늘어나고 있지만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년 정도 떨어져 왔고 올해에도 안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도 하반기에 각별히 유념하면서 관리해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완섭 후보자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윤석열 정부 정책방향 수립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여당 험지로 꼽히는 강원 원주을에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했다. 대통령실은 기재부 예산통을 환경부 수장으로 발탁한 것은 환경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점점 더 중요해지는 글로벌 이슈인 환경 분야를 책임지는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무엇보다 책임감이 크다"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소통하면서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을 지키는 데 앞으로 힘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아울러 기후변화 대책과 관련해서는 "환경의 가치는 저희들이 꼭 지켜야 될, 또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훼손돼서는 안 될 가치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글로벌 스탠다드도 참고하고, 또 여러 가지 우리나라의 특수성도 감안해서 환경정책이 나아가야 된다고 본다"며 "앞으로 전문가들, 국민들의 말씀을 많이 듣고, 계속 소통하면서 방향을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장관급 개각을 한 것은 4월 총선에서 패배한 뒤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이제 개각이 필요하다"며 "각 부처의 분위기도 바꾸고, 또 더욱 소통하고, 또 민생 문제에 더욱 다가가기 위해서 내각 인선도 지금 검토를 하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개각이 새로운 활력을 찾고 집권 후반기에도 열심히 국정운영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개각은 이달 중순 이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각 인사 검증 절차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개각 대상으로 오르내리는 부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용노동부 등이다. 모두 2년 이상 장관 교체가 없던 곳이다. 총선 패배 후 사임의사를 밝힌 한덕수 국무총리는 후임자 국회 인준 부담이 있어 사실상 유임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원년 멤버'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도 각각 화성 전지공장 화재 수습과 경찰청장 교체, 의정 갈등 등 현안이 많아 당분간은 개각 대상에선 빠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변수는 인사청문회다. 22대 국회 출발부터 더불어민주당이 방통위원장 탄핵을 추진하면서 여야 관계가 급속히 경색됐다. 대립 국면이 잦아들기 전까지는 추가 인선발표를 미룰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신임 장관급 후보자들이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발표 내용을 들으며 자리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임 환경부 장관 후보자 김완섭 전 기획재정부 2차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금융위원장 후보자 김병환 전 기획재정부 1차관.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