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구매 보조금을 포함한 전기차 정책을 전면 재검토한다. 보조금을 주기보다 부족한 충전소 인프라 확보에 집중하는 게 수소차 보급 확대의 더 효과적이라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한화진(사진) 환경부 장관은 지난 3일 세종정부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기차 부분은 보조금을 포함해서 전반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는 지난번 전기차 보조금을 개편할 때 충전 배터리의 안전성까지 고려해 보조금을 개편한 바 있다"며 "(보조금 개편) 부분은 들여다볼 거고, 전기차 충전소 보급은 계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내년까지 환경부는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다만, 당해년도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개편안 공개가 매년 당해년도 2월쯤 이뤄지는 탓에 1월만 되면 전기차 소비가 급감한다는 지적에 따라 공개 시기를 앞당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영석 기후환경정책관은 "보조금 구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전체 예산 규모를 배분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연중에 완료돼서 (개편안을) 1월 1일까지 (마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대신 작년에 좀 많이 늦어진 애로사항을 당기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내년은 올해보다 좀 더 앞당겨서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KDI는 이날 '친환경차 보급정책 개선 방향' 보고서를 통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충전 인프라 확충에 재정을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KDI에 따르면, KDI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전기승용차 24만여대에 약 2조6000억원의 보조금이 지급됐다. 이 중 27.4%인 6만6000대 정도만 보조금으로 인해 추가 보급된 물량인 것으로 추산됐다. 4명 중 1명 만이 보조금 때문에 전기차를 산다는 것이다.
반면, 같은 수준의 전기차 보급 대수를 충전기 설치 지원을 통해 달성하기 위해서는 약 9만기가 필요한 것으로 계산됐다. 해당 충전기 설치를 위한 정부 지원금액은 약 3900억원으로 예산 대비 보급실적이 6.7배가량 높다고 KDI는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