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권주자인 원희룡 후보(전 국토교통부 장관)는 4일 "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더라면 이런 (총선) 참패는 없었을 것"이라며 "불과 두달여 전 크게 실패한 사람에게 또 맡겨선 안 된다"고 공격하자 경쟁주자들이 역공을 폈다.
원희룡 후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만약 작년 12월로 다시 돌아간다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나"라며 이처럼 한동훈 후보(전 비대위원장)를 겨냥했다. 그는 "대통령과 또 다시 충돌할 당 대표, 경험이 부족한 당 대표를 뽑으면 안 된다"고 했다.
한동훈 후보는 이날 유정복 인천시장과 차담한 뒤 기자들을 만나 '원 후보의 실패자 당대표 불가론'에 "네거티브 인신공격"이라면서도 "나경원·원희룡 후보 역시 전국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었고 윤상현 후보는 인천 총괄선대위원장이었다"고 반박했다.
한 후보는 '여야 배제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대안 발의 제안에 관해선 민주당 특검안이 사법시스템을 붕괴시킨다는 주장과 함께 "3자인 대법원장이 정하는 특검이 당연히 공정한 결과를 담보할 수 있을 거라는 건 다들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승리는 말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결과와 숫자로 보여주는 것이다. 원 후보도 한 후보의 실패를 말씀하실 입장이 아니다"며 "원 후보는 전략적으로 이재명 후보를 맞상대 삼아 총선 전부터 엄청난 주목을 받았고 결국 참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당원과 지지층도 원 후보의 선전을 기대했으나 결과는 (득표율 8.67%포인트차) 초라한 패배였다"며 "저는 서울 동작을을 탈환했다"고 강조했다. "원 후보가 비대위원장을 맡았다면 우리 당은 '수직적 당정관계' 프레임에 갇혔을 것"이라고도 했다.
또 "총선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본인 지역구를 제외하고 제일 많이 지원유세를 온 곳이 바로 동작을이다. 사실상 나경원 대 이재명의 결전"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이기는 방법을 아는 당대표가 필요하다. 이재명을 이겨본 당대표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자 원 후보는 페이스북에 후속 글을 올려 "한동훈이 아니라 제가 비대위원장이었다면 총선에서 그토록 참패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글을 올렸더니 후보들이 반응을 보였다"며 자신의 인천 계양을 총선 패배와 공동선대위원장 귀책 자체는 "인정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누구 책임이 가장 큰 지는 모두 안다"며 "되돌아보면 어설픈 아마추어들이 프로 중의 프로들과 맞붙어 참패한 선거다. 공천·전략·메시지·정책 뭐 하나 이길 무기가 없었다", "제가 절대적으로 옳다는 게 아니지만 한동훈보단 원희룡이 상대적으로 나았다"고 거듭 공격했다.
윤상현 후보는 이날 실패자 논쟁엔 끼지 않았지만 "이번 전당대회는 한동훈 대 원희룡 구도로 가면 안 된다. 그건 대통령과 당대표의 충돌로 가는 길이다. 권력의 속성"이라며 "한 후보가 후보직을 내려놓는다면 원 후보도 물러서게 될 것"이라고 한 후보에게 처음으로 사퇴를 요구했다.한기호기자 hkh89@dt.co.kr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제70주년 기념식에 참석,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한동훈, 원희룡, 나경원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