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까지 '배달 상생 캠페인'
수수료 내야 배달리스트 우위
자영업자들은 '울며 겨자먹기'
직접 배달해도 수수료 떼어가
수수료 내야 배달리스트 우위
자영업자들은 '울며 겨자먹기'
직접 배달해도 수수료 떼어가
![[기획] 배달 플랫폼 갑질에 자영업자 아우성 "이대로면 다 죽어"](http://contents.dt.co.kr/images/202407/2024070502100351031001[1].jpg "[기획] 배달 플랫폼 갑질에 자영업자 아우성 \"이대로면 다 죽어\"")
배달 플랫폼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불만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플랫폼 간의 경쟁에 자영업자를 비롯한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원가 부담을 이기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가격을 올리게 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배달 플랫폼만 배불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자영업자들은 배달의민족(배민) 등 배달 플랫폼에 맞서 배달시장 상생안을 마련해 달라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배달 애플리케이션의 불공정함을 알리고, 불공정 약관 개선, 수수료 임의 표기제도 도입, 배달 독점 방지와 배달단가 정상화,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플랫폼 전문 감시기구 설립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배민이 최근 도입한 배민1플러스 요금제가 '갑질'이라고 지적했다. 기존에는 월 8만8000원의 정액형 요금제였지만 배민1플러스는 주문 한 건당 중개수수료를 6.8% 내야 하는 정률형 요금제다. 이 요금제를 가입해야 소비자들의 애플리케이션에는 '무료배달' 문구가 노출되며, 리스트 상단에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무시할 수가 없다.
그는 "배민1 시스템은 갑질이라고 생각한다"며 "음식이 만들어지고 1시간 가까이 배차가 되지 않아 고객 센터를 통해 고객 동의를 받고 직접 배달을 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장에서 직접 배달을 갔음에도 제가 부담한 배달료는 배민 측에서 가져갔다"며 "고객센터에 항의해도 소용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다른 자영업자들에게 문의해 보니 해당 주문을 취소하고 현장에서 카드 결제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며 "과거에는 가까이 있는 고객에게 직접 가져다주며 단골 개념도 있었는데, 지금은 주소를 알 수 없어서 단골 개념도 희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도 "배달을 할수록 점주들의 수수료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가격 인상 압박이 크다"라며 "지금도 수익이 나지 않는 배달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 많은데, 이대로 가면 자영업자들은 다 죽으란 소리밖에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또 "점주들이 가격을 올리게 되면 그 피해는 또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배민1플러스 요금제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자영업자는 "근본적인 문제는 배민1플러스를 이용하는 점주가 배달비 조절을 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과거에는 업주와 손님이 배달비를 나눠 내는 형태라 비율을 조절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자영업자에게만 배달비가 부과되면서 불만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샐러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그는 "과거에는 2만원 정도의 상품을 판매하면 배달비 등을 제외하고 1만7000원 정도가 입금됐다"며 "하지만 배민1 요금제의 경우 1만3000원 정도로 자영업자에게 돌아가는 금액이 더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판매 단가가 낮을 경우 식재료 가격과 수수료 부담이 더 커지게 되는 구조라 최소 배달 금액의 기준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렇잖아도 소비 침체인 상황에서 이 같은 플랫폼 수수료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는 소상공인들은 폐업까지 고민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 종각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 씨는 커진 인건비 부담에 저녁장사를 접었다. 삼겹살까지 팔던 밥집 문을 오후 3시 30분에 닫고 있다. 지금 하는 가게를 접고, 직접 요리사자격증을 따 1~2인이 하는 식당을 차리는 것을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
이상현·김수연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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