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韓 1월 관계 끝나 문자 소통 없다"던 방송사 논설실장
"'명품백 사과 요청하면 따른다' 金 문자 韓 무시" 폭로
韓 "이 시점에? 비대위長-영부인 사적으로 공적논의 안돼"
尹측 원희룡 "또 공적·사적 따져 무례" 나경원 "韓 판단미숙"
"'명품백 사과 요청하면 따른다' 金 문자 韓 무시" 폭로
韓 "이 시점에? 비대위長-영부인 사적으로 공적논의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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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CBS 저녁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선 김규완 CBS 논설실장이 지난 1월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대응을 놓고 대통령실과 '국민 눈높이'를 말하던 '한동훈 비대위' 간 갈등이 첨예한 시기, 김 여사가 한동훈 후보에게 1대 1로 장문의 문자를 보내 '대국민 사과 등 당에서 요청하면 따르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폭로했다.
김규완 논설실장은 전문(全文)을 확보해둔 듯 "문자 내용이 사실은 굉장히 길다"며 핵심만 요약해 '재구성'한 이미지를 보였다. 그는 지난달 21일 방송에서부터 "김 여사와 한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1월 초에 관계가 끝났다. 그 이후로 어떤 문자나 소통은 없는 걸로 안다"고 당사자 관여가 없다면 알기 어려울 대화 단절을 시사했다.
한동훈 캠프 상황실장인 신지호 전 의원은 같은 방송에서 "사과를 할지 말지는 대통령 또는 영부인이 판단할 문제지 비대위원장에게 허락받을 문제가 아니잖나"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KBS 신년 대담 녹화방송으로 유감표명한 사례를 상기시켰다. 캠프에선 또 "방송에서 '재구성'됐다는 문자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반면 김 여사에게 한 후보가 답장하지 않은 것에 일각에선 '읽씹(읽고 씹었다)' 공세로 키웠다. '디올백 논란 해결을 한동훈이 막은 해당행위'란 책임전가론도 고개를 들었다. 제22대 총선 공천 취소에 불복해 무소속 출마했던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4일 밤 SNS로 "김 실장이 방송에서 얘기한 내용은 사실에 부합한다"며 후속 폭로를 예고했다.
뒤이어 한 후보는 5일 서울 용산구 한 식당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찬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왜 지금 시점에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그는 "집권당의 비대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며 "총선 기간 동안 대통령실과 공적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의 문자를 받은 점은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재구성했다고 하지 않나. 내용이 좀 다르다"며 "제가 쓰거나 보낸 문자가 아닌데 그 내용에 대해 말하기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경쟁자들은 즉각 협공했다. 친윤계 당권주자 원희룡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충격적 발언이다. 당과 한 비대위원장이 요구하는 걸 다하겠다는 영부인의 문자에 어떻게 답도 안할 수가 있나. 공적·사적 따지기 전에 인간적으로 예의가 아니다"며 "대통령과 관계를 물어도 공적·사적 관계를 들이대더니 이번에도 또 그랬다"고 꼬집었다.
원희룡 후보는 "세분(윤 대통령 부부와 한 후보) 사이의 관계는 세상이 다 아는데 그렇게 말하는 것으로 보아 절윤(윤 대통령과 단절)이란 세간의 평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면서 "이런 인식으로 당대표가 된다면 대통령과 관계가 어떻게 될지 보나마나다. 정치도 사람이 하는 거다. 공적·사적 다 떠나 도리와 예의가 먼저"라고 비난했다.
나경원 후보도 페이스북으로 "전대가 산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다. 더 이상 비방과 폭로전에 휩싸여선 안 된다"면서도 "한 후보의 판단력이 미숙했다. 경험부족이 가져온 오판이었다.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돌파구를 찾았어야 했다. 한 후보는 지금이라도 당원과 국민, 그리고 우리 당 총선 후보자 전원에게 사과하라"고 가세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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