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8일 김건희 여사와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사이에 문자 '읽씹' 논란을 맹공하고 나섰다. 김 여사를 포토라인에 세우고 엄중하게 수사하라고 검찰을 압박하는 한편, 이번 논란을 활용해 윤석열 대통령이 김 여사 특검을 수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꼴불견이다. 친윤(친윤석열)·비윤(비윤석열) 세력다툼으로 줄 세우기를 하더니 이제 문자 읽씹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며 "국민은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운데 여당은 낯 뜨거운 내부 권력다툼만 벌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영부인이 사사로이 여당 대표와 국정을 논하는 게 이번에 밝혀졌다"며 "국정농단의 서막을 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가 김 여사와 한 후보 간 문자를 공개했는지, 사과 여부를 왜 한 후보와 논의하려 했는지, 윤 대통령은 두 사람 간 대화를 알았는지 등 3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만약 문자 공개가 김건희 여사 측에서 이뤄진 것이라면 여당 전당대회 개입 의도를 가진 것"이라며 "명백한 당무개입"이라고 강조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채 해병 순직사건 및 수사외압 사건,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사건, 문자 읽씹 논란 등 윤석열 정권이 총체적 위기"라며 "아무래도 김 여사가 장마철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 것 같다"고 비꼬았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김 여사와 한 후보가 주고받은 문자 내용을 누가 흘린 것이냐. 김 여사가 직접 흘린 것이냐"며 "직접 흘렸다면 국정농단이다. 도대체 대한민국을 얼마나 주물럭대야 성에 차겠냐"고 따져 물었다.
박지원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문자에 대한 진위여부 등이) 밝혀지면 국정농단으로 가는 것"이라며 "콩가루 집안에 진흙탕 싸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이것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의 싸움이 아니다"며 "김건희 여사와 한동훈의 싸움"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가 한 후보에게도 문자를 많이 보냈지만 장관들한테도 많이 보냈다는 설이 나온다"며 "그것이 밝혀지면 국정농단으로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점입가경이다. 집권여당의 책무인 국민의 삶, 나라의 미래를 둘러싼 토론은 찾아볼 수 없고 대통령에게 잘 보이기 위한 천박한 '읽씹' 공세뿐"이라며 "검 여사는 지금이라도 국민께 사과하고, 한 후보는 검사 시절 김건희 여사와 주고받은 모든 카톡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또 "검찰이 이달 중 김건희 여사를 대상으로 명품백 수수 의혹과 주가조작 의혹을 동시에 조사할 계획이라고 한다"며 "한두 번의 소환조사 혹은 서면조사로 면죄부를 주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조사가 면죄부를 주기 위한 요식 행위로 끝난다면 특검 도입의 정당성만 확인시켜 줄 것임을 검찰은 각골명심하기 바란다"고 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