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전략 부재 속 몸집만 불려
쿠팡·C-커머스에 입지도 축소
국내 이커머스 생태계 위축 우려
쿠팡·C-커머스에 입지도 축소
국내 이커머스 생태계 위축 우려
![[위메프·티몬 사태] 대안 없는 확장에 1세대 토종 이커머스 몰락](http://contents.dt.co.kr/images/202407/2024072402109932102005[1].jpg "[위메프·티몬 사태] 대안 없는 확장에 1세대 토종 이커머스 몰락")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큐텐의 이번 사태는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의 독주 속 C-커머스가 무섭게 파고들던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티몬·위메프의 입지는 갈수록 좁어지던 터였기 때문이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발표한 국내 종합몰 앱 순위를 보면, 전년 동기 대비 '티메파크'(큐텐이 인수한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의 올해 1~5월 월평균 이용자수는 4.5% 줄었다. 같은 기간 쿠팡은 3.5% 증가했고, C-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는 110.9% 급증했다. 작년 7월 국내에 진출한 중국 플랫폼인 테무의 올해 1~5월 월평균 이용자수는 720만 4290명으로 작년 8월 81만6077명이던 이용자수가 약 9배 불어났다.
정산 지연 사태가 먼저 터진 위메프의 경우, 지난 5월 이용자 수가 전달 대비 7.7%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위기상황에도 티몬·위메프를 운영하는 큐텐그룹은 구체적인 전략 없이 시간을 허송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사보다 어떠한 차별적 우위를 갖고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제시하지 않은 채, 큐텐그룹은 올해 북미 기반 '위시 플러스' 등 또다른 이커머스 플랫폼을 인수하는 등 채널 늘리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이다. 그러는 동안 티몬·위메프는 국내 이머커스 시장에서 애매한 입지를 면치 못했고, 결국 자금력 부족으로 인한 정산 지연 사태까지 야기했다는 분석이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플랫폼 대부분이 차별화 포인트를 갖지 못한 현실"이라며 "각각 식품, 패션에 우위가 있는 마켓컬리, 무신사와 달리 많은 플랫폼들이 차별점을 갖지 못한 채 많은 부분이 겹치는 상황에선 플랫폼을 여러 개 갖고 있어도 단기간에 시너지를 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큐텐계열 플랫폼들이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부분은 크로스 보드 트레이드(직구, 역직구로 불리는 구매 형태의 하나)이고, 이것을 얼마나 활성화하느냐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따라갈 수 있는 것"이라며 "C-커머스까지 국내에 진입해 내수 시장점유율 늘릴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많지 않아진 상황에서, 티몬·위메프는 특별히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 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큐텐이 가진 크로스 보드 트레이드 역량을 티몬·위메프에 접목하느냐가 관건인데, 그 시점이 지연되면서 실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뢰 회복을 위한 경영진의 메시지가 나와줘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티몬·위메프가 이번 정산 지연에 따른 위기 상황을 넘기지 못할 경우, 최근 이용자 증가세가 주춤한 C-커머스들이 이를 기회로 삼아 치고 들어 올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것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이커머스 산업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토종 플레이어들이 줄어들면 그 자리를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C-커머스들이 이를 기회삼아 수수료 무료 정책 연장 등을 내세우며 국내 시장 점령 속도를 높여갈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국내 플랫폼들은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금 중국이 자국 과잉공급 해소를 위해 알리 등 자본력이 막강한 C-커머스를 통해 중국 제품 해외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 셀러 제품 판매 위주로 국내에 침투 중인 C-커머스의 입지가 더 커질 경우, 그 여파는 토종 플랫폼뿐 아니라 국내 제품을 팔아야 하는 셀러들에게도 미칠 수밖에 없다. 셀러 입장에선 판매채널이 좁아져 운영의 묘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티몬이든, 위메프든 국내 플랫폼이 하나 줄어들게 되면 소비자로서는 그만큼 선택지가 줄어든다는 얘기"라면서 "그 자리를 가격 경쟁력이 있는 C-커머스가 대신할 것인가 하면, 통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개인정보 이슈, 품질 이슈 등 심리적 장벽이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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