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의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여야의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졌다. 여당과 야당에서 추천한 방통위 상임위원이 임명이 되지 못한 당사자들이 방통위원장 후보자와 국회 과방위원장으로 마주보게 되면서다.
이날 청문회는 상임위 회의장 밖에서 야당 의원들과 언론노조 관계자들이 이진숙 후보자와 증인 입장에서 항의를 벌인 것에 대해 여당 측에서 비판을 제기하는 등 초반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직후 이진숙 후보자가 청문회 증인 선서 후 증서를 최민희 위원장에게 제출한 뒤 인사 없이 뒤돌아 가려하자 최 위원장이 "인사하자"고 그를 다시 불렀고, 다가온 이 후보자에게 귀엣말로 "그러시면 안 된다. 저하고 싸우려고 하시면 안 된다"고 속삭였다.
이후 이 후보자의 모두발언에서도 마찰이 있었다. 최 위원장이 이 후보자에게 청문회 모두발언을 2분간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이 후보자가 준비한 원고를 읽는 과정에서 시간이 끝나자 최 위원장이 1분의 시간을 더 주고는 "짧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두고 여당에서 모두발언을 제한하는 건 너무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최 위원장은 "위원들에게 많은 질의를 할 수 있게 하겠다"고 해명했다.
질의 과정에서는 2인 방통위 체제를 두고 또다시 책임공방이 이어졌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방통위의 현 상황에 대해 질문하자 이 후보자가 "지난해 8월 본인이 여당 추천으로 방통위원에 임명됐다면 3인 위원회가 돼 야당이 현재 주장 중인 2인 체제의 문제점을 극복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답변하자 최 위원장이 직접 반박에 나선 것이다.
최 위원장은 "방통위 2인 구성은 내가 당사자"라며 "방통위 2인 구조가 미완의 책임성이 있는 문제라는 것은 다들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맞받았다.
최민희 위원장은 지난해 3월 민주당의 추천으로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내정됐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재가하지 않은 채 7개월 넘게 임명이 미뤄지다 같은 해 11월 사퇴했다. 이후 올해 총선을 통해 국회로 돌아와 과방위원장이 됐다. 이진숙 후보자는 지난해 8월 국민의힘 몫의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추천됐으나 민주당의 강한 반발로 국회 표결이 이뤄지지 않아 무산됐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에게 귀엣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