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부동산 업계 및 금융권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12조1841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708조5723억원) 대비 3조6118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전월 대비 5조3415억원 증가)은 2021년 7월(6조2000억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은행들은 경쟁적으로 대출 금리를 높이고 있다. 금융당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과 맞물린 가계대출 증가세가 쉽게 꺾이지 않는 탓이다.
신한은행은 오는 29일부터 주담대 및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올리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주담대의 경우 0.2%포인트 올리고, 다른 은행으로부터 갈아타기(대환) 하는 대출의 경우 0.2~0.3%p(금융채 5년물 기준 금리 0.2%p·코픽스 신잔액 기준 0.3%p)를 올리기로 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보증기관에 따라 0.1~0.2%p 상향 조정한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주담대 가산금리 인상을 하지 않았던 NH농협은행도 이날부터 금리를 인상했다. NH농협은행은 대면 주담대 주기형과 혼합형 상품 금리를 현행 대비 각각 0.2%p 올렸다.
그럼에도 수도권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국토교통부(국토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대장주 아파트로 꼽히는 4932가구 규모의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84㎡(14층)가 최근 20억1000만원에 거래돼 2년 9개월 만에 이전 최고가 기록(2021년 10월 20억원)을 1000만원 경신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입주권은 지난달 29일 23억5177만원에 거래돼 분양가인 12억~13억원보다 10억원 넘게 뛴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는 비교적 신축 단지에 속하는 준공 5년 이하 아파트에서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담대를 중심으로 한 가계부채 증가세 역시 지속되고 있다. 이달 주담대 잔액은 555조9517억원으로 전월대비 3조7991억원 불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량이 증가함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주택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한은)이 이날 발표한 '2024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 CSI(소비자동향지수)'는 대출 규제 확대 연기, 주담대 금리 하락, 수도권 중심 아파트 가격 상승세 등으로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한 달 새 7p 급등한 115를 기록했다. 이로써 주택가격전망 CSI는 2021년 11월(116) 이후 2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정부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를 연기하면서 주담대가 늘고, 주택 매매 거래가 좀 더 증가했다는 뉴스가 많이 나왔다"면서 "최근 시장 금리 하락으로 대출 금리가 내린 데다 아파트 가격도 수도권 중심으로 상승 전환한 부분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도권 외 부동산 경기를 보면 아직 미분양이 많다거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도 여전하기에 이같은 상승 흐름이 계속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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