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전 의원은 8일 동교동 사저 매각 논란과 관련해 "많은 분들이 우려하시는 최악의 결과는 아니다"라며 매입자가 사저를 민간 기념관처럼 운영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사저 매각 과정에 대해 "공공 차원에서 기념관이 만들어지길 바랐던 게 부모님의 생각이었지만 그렇게 안 된 부분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의원에 따르면, 고(故) 이희호 여사는 별세 전 '서울시가 사저를 기념관으로 만들도록 박원순 시장과 얘기가 됐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남겼다. 그러나 유언장이 법적 무효가 되면서 3형제 중 이 여사의 유일한 친자인 자신에게 사저가 자동으로 상속됐고, 김 전 의원이 17억여원의 상속세를 5년에 나눠서 내겠다는 뜻을 밝히자 국세청이 근저당을 걸었다는 게 김 전 의원의 설명이다.
이후 김 전 의원은 서울시와 접촉해 사저를 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이마저도 성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문화재 지정 신청을 했으나 사저 건물을 부수고 다시 짓는 바람에 '지은 지 50년이 넘어야 한다'는 규정을 맞추지 못했다"며 "'근저당이 걸린 부동산은 손댈 수 없다'는 서울시의 답변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상속세를 못 내면 사저가 경매로 넘어갈 것이고, 상속세를 내서 명의를 유지하더라도 드나드는 사람 없이 폐가가 되면 의미가 없다"고도 말했다.
또 그는 매수자에 대한 비난이 나오고 있는 데 대해서도 "그분은 건물을 부수거나 카페로 만들 생각이 없고, 낡은 부분을 단장해 공간을 보존하겠다고 했다"며 "사실상 민간 기념관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각 결정 전 동교동계 원로들이나 김대중재단 측과의 상의가 진행됐느냐는 질문에 김 전 의원은 "(권노갑 재단 이사장에게) 간단히 말씀드리니 '알아서 잘 정리하라'고 했다"고 답했다.
최근 매각 사실이 밝혀지며 민주당을 비롯해 범야권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는 데 대해서는 "문화재 부분은 불가능하고, 회복을 하려면 최소한 내용을 제일 잘 아는 저나 매입자 둘 중의 한 명과는 접촉해야 하는 게 아니겠나"라며 "그런데 정치권에서 한 번도 연락이 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보도가 나간 후 저에게 연락을 주신 현역의원은 국회 행안위원장 신정훈 의원 한 분뿐"이라고도 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