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딸의 관이 운구차로 옮겨질 때 연신 딸의 이름을 부르면서 "미안하다. 그리고 사랑해"라며 오열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사고 전날만 해도 아버지 생일을 맞아 '아빠 생일 축하해 엄마랑 맛있는 거라도 먹구 잘 쉬어'라고 문자를 보낸 사랑스러운 딸이었는데, 이제는 영정 속에서 아무런 말이 없는 딸의 모습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김씨 어머니도 운구차로 옮겨지는 관을 뒤따르면서 손수건으로 입을 틀어막았으나 터져 나오는 울음소리는 막지 못했다.
딸은 당시 호텔에 불이 나고 20분 정도 지났을 때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구급대원들 안 올라올 거 같아. 나 죽을 거 같거든. 5분 뒤면 숨 못 쉴 거 같아…일단 끊어"라고 말하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어머니는 딸의 다급한 전화를 생각하면 참을 수 없이 고통스럽다. 딸은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듯 "일단 부탁할게. 장례식 하지 말고 내가 쓴 일기장 그런 거 다 버려"라며 유언과도 같은 말을 엄마에게 남기고 더 이상의 통화를 하지 못했다.
딸이 평소 원하는 거라면 다 해주고 싶은 엄마였지만 장례식을 하지 말아 달라는 딸의 부탁은 들어줄 수 없었다.
유족들은 고인이 유학을 다녀와서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었으며 가족들을 늘 생각하는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고인의 유해는 경기 화성의 함백산추모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고인을 포함해 부천 호텔 화재 사고 희생자 7명의 발인은 26일까지 모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화재는 지난 22일 오후 7시 34분 부천시 원미구 중동 호텔에서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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