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자 평균 진료비, 중상자 대비 4.4배 높아
개발원, 의료적 소견 외 '충돌 실험 결과' 활용 필요
개발원, 의료적 소견 외 '충돌 실험 결과' 활용 필요
개발원에 따르면 시트 첨단화 등 자동차의 탑승자 보호 성능은 개선했지만, 경상자 평균 진료비 증가율은 중상자의 4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자동차 사고 경상자의 평균 진료비는 2014년 대비 140% 증가해, 중상자의 평균 진료비 증가율(32%) 대비 4.4배 높았다.
개발원은 경상자 진료비의 과도한 증가는 자동차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대다수 운전자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10km/h 내외의 경미한 자동차 충돌시험 결과, 탑승자의 부상 위험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남녀 53명에 대한 사고 재현 시험(추돌 15회, 접촉 7회, 후진충돌 9회, 범퍼카 4회) 후 MRI 등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없었다.
실제 공학적 분석에 기반한 상해위험 분석서를 활용한 사례도 있었다. 최근 3년(2021~2023년)간 경미한 사고로 가해자와 피해자 간 소송이 제기된 50건에 공학적 분석에 기반한 상해위험 분석서를 제시해, 48건은 법원에서 이를 증거로 채택된 바 있다. 해당 분석서는 가해자 측 의뢰로 충돌시험과 실제 사고의 유형 및 자동차 손상 정도 등을 비교해 피해 자동차 탑승자의 상해 위험을 분석한 결과다.
독일과 스페인 등 해외에서는 공학적 분석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스페인은 경미사고 대인보상 시 사고와 부상의 인과관계를 고려하도록 법을 개정해 2016년 시행했다. 보험업계와 의료계는 해당 법에 근거해 경미사고 부상자의 적정 치료 기간 판단 시 사고의 충격 정도를 분석한 결과를 활용하기로 합의했다. 사고 후 15일까지 치료를 보장하고, 추가 치료의 필요 여부 판단 시 사고 충격 분석 결과를 활용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부딪힌 차량의 속도 변화가 8km/h 미만이면 치료 중단을 권고한다.
개발원은 스페인 등과 같이 공학적 분석으로 경미 사고에서 부상을 당할 정도의 충격이 발생했는지를 고려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은 "경미한 자동차 사고에서 보험금 특히, 진료비가 과도하게 증가해 보험료 인상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공정한 보상을 통한 가해자와 피해자 간 분쟁 해소와 운전자의 보험료 부담 경감을 위해 사고의 충격 정도 등 공학적 근거가 활용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