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초 사업 참여기업 공모…내년 2월부터 본격 착수
일본과 같은 과감한 투자…mRNA 백신 '플랫폼' 확보 목표
초기 4개 사 지원…임상 단계별 평가로 우수 기업에 '집중 투자'
정부가 mRNA 백신 개발에 5000억원 이상을 투입한다. 역대 백신 연구개발(R&D) 분야 사업 중 가장 많은 액수다. 정부는 10월 초부터 사업 참여 기업을 공모해 4개 유망기업을 선정하고, 내년 2월부터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설 계획이다.
29일 디지털타임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질병관리청이 추진하는 '팬데믹 대비 mRNA 백신 개발 지원사업'의 총사업비가 5300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사업은 26일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회에서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됐다. 역대급 비용 투입에 예타 면제까지 확정된 만큼,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mRNA 플랫폼을 확보할 경우 항원 교체만으로 새로운 백신 개발이 가능하다. 새로운 감염병 창궐 시에도 3~6개월 만에 대응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 특히 인플루엔자·코로나 바이러스 등 변이가 자주 발생하는 감염병 대응에 용이하다.
지영미(사진) 질병청장이 "미래 팬데믹 위기 시 200일 내 초고속 백신 개발"을 강조한 배경이다.
정부는 향후 매년 예방접종이 예상되는 코로나19 대상 mRNA 백신을 개발한다. 가능성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4년간 비임상부터 임상 3상까지 R&D를 지원할 방침이다. 초기에는 유망한 기업을 다수 지원하되, 임.상 단계별로 평가해 우수 기업에만 다음 단계 임상시험 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제도적 지원에도 고삐를 죈다. 범부처 협력을 통해 인허가, 특허 등 규제를 신속히 해소한다. 국립감염병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술지원 패키지도 제공할 예정이다.
일본처럼 과감한 투자로 2028년까지 mRNA 백신 '플랫폼'을 확보하는 것이 이 사업의 목표다. 일본은 지난해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가능성 있는 민간 제약사를 선정해 초기개발부터 임상시험·생산 등 전 과정에 9300여억원을 투자했다. 일본 정부가 범정부통합지원기구(SCARDA)를 신설하고 허가·특허·공장설립 등에 문제가 없도록 규제 완화 등을 지원한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그간 우리 정부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해외 백신 구매비로 7조6000억원을 지출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예타 면제 관련 사업안 민간 부담을 포함해 5300억원이 담긴 건 맞지만, 총사업비는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며 "다른 부처에서도 중요하게 보고 도움을 주는 사업인 만큼,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mw38@dt.co.kr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21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 브리핑실에서 여름철 코로나19 유행 분석 및 정부 대응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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