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담배 원료로 사용되는 합성니코틴에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이 정치권에서 발의된 가운데 업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합성니코틴 전자담배의 국내 출시를 앞둔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는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반면 KT&G 등 액상형 전자담배를 생산하거나 판매하고 있지 않은 기업은 입장을 표명할 위치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22대 국회에서는 합성니코틴을 담배로 규정하기 위한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담배사업법 개정안은 22대 국회 들어 총 5건이 발의됐다.
합성니코틴은 연초가 아닌 화학물질을 합성해 만든 것으로, 담배 관련 규제에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국내 담배사업법이 연초를 사용한 경우에만 담배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담배가 아니기 때문에 경고 그림이나 유해 문구 표기 등 관리 대상이 아니고, 청소년에게 판매해도 처벌받지 않는다. 담배 소비세 등 제세부담금 또한 부과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합성니코틴 담배에 대한 규제 문제는 2023년 국정감사 때도 지적됐던 부분이다. 청소년들이 쉽게 구매할 수 있고 금연구역에서 피우더라도 과태료를 부과하기 어렵다는 점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반응이 제각각이다.
오는 11월 합성니코틴 전자담배의의 국내 출시를 앞둔 BAT는 지난 5월 입장문을 통해 "합성니코틴 담배에 대해 일반 담배와 동일한 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데 공감하며 합당한 규제의 도입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합성니코틴 액상담배 출시를 앞두고는 있지만, 관련 법안 마련 등을 통해 공정한 시장환경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는 입장이다.
반면 액상형 전자담배를 생산하거나 판매하고 있지 않는 KT&G는 해당 법안 추진을 두고 입장을 표명할 상황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KT&G 측은 "합성니코틴 규제 법안 등과 관련해 입장이 없다"라며 "해당 법안에 입장을 표명할 위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미국의 담배회사인 필립 모리스 역시 궐련형 전자담배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만큼 중립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검증하기 위한 연구용역에, 국회예산정책처는 담배 과세체계 개선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에 착수한 상태다. 올해 연말께 정부 용역 결과가 나올 것으로 관측되면서 담배사업법 개정안 처리 여부 역시 해당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