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민사14-1부(남양우 홍성욱 채동수 부장판사)는 5일 론스타펀드 등 9개 회사가 대한민국 정부와 서울시 등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론스타)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법원은 정부가 법인세 1530억원, 서울시가 지방소득세 152억원을 각각 론스타에 되돌려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론스타는 2002~2005년 외환은행, 극동건설, 스타리스 등을 사들인 뒤 2007년 일부를 매각했다. 당시 수천억원대 배당금과 수조원대 시세차익을 얻었다. 하지만 론스타는 '한-벨기에 조세조약'을 앞세워 국내 기업보다 적은 세금을 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세무조사를 통해 론스타가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두고 있다고 판단, 8000억원대 세금을 부과했다. 론스타는 불복해 법인세 1733억원 부과를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2017년 투자는 미국 내 본사에서 이뤄져 국내에 고정사업장이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설명과 함께 국세청의 법인세 부과를 취소했다.
같은해 12월 론스타는 대법원 결정으로 취소된 법인세 중 1535억원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한국 정부를 상대로 추가 소송을 냈다. 2018년 1월에는 같은 취지로 취소된 지방세도 되돌려 받겠다며 서울시와 강남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정부가 법인세 과세처분이 취소됐더라도 원천징수된 세금은 그대로 남아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인정하지 않았다. 법인세를 원천징수세액에서 공제·충당한 것이므로 이를 되돌려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2심 재판부는 "피고가 원고들에게 법인세 부과처분을 하면서 기존에 외환은행 등이 납부한 원천징수세액을 원고들의 기납부세액으로 봐 법인세로 공제·충당한 것"이라며 "실질적인 법인세 납부가 있었던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강남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강남구는 서울시로부터 지방세법 규정에 의해 부과 및 징수 업무를 위임받은 것"이라며 기각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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