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성착취 영상물 확산 등 텔레그램 내에서 빚어지는 범죄행위를 방조한 혐의로 프랑스에서 체포돼 재판을 받게 된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가 '주변 인물'(People Nearby) 기능을 삭제하는 등 일부 개선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텔레그램의 창업자인 두로프는 6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에 "새로운 기능을 소개하고 몇 가지 오래된 기능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며 "사용자 중 0.1%만 사용했지만 자동메시지 전송과 사기 문제가 있던 '주변 인물' 기능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신 합법적으로 검정된 비즈니스를 보여주는 '주변 비즈니스'를 시작할 것"이라며 "해당 사업체들은 제품 카탈로그를 표시하고 결제를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두로프는 또 "독립적인 블로그 도구인 텔레그래프의 새로운 미디어 업로드를 비활성화했다"며 "익명의 행위자들이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두로프는 특히 "텔레그램 사용자의 99.999%는 범죄와 관련이 없지만, 불법 활동에 연루된 0.001%는 전체 플랫폼에 나쁜 이미지를 심어 거의 10억 명에 달하는 사용자의 이익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따라서 올해 텔레그램의 규제를 비판의 대상에서 칭찬의 대상으로 바꾸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텔레그램의 '자주 묻는 질문'(FAQ) 란에서 '개인 채팅 내용은 보호되며 이를 대상으로 한 조정 요청은 처리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삭제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두로프는 체포 직후 자신의 텔래그램 채널에 "텔레그램이 '무법천국'이라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한 바 있다. 최근 딥페이크 성범죄 영상물이 확산되면서 비난 여론이 커지자 기능개선 등을 발표하며 국면 전환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