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이후 '식사 정치' 등을 통해 의원들과의 스킨십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약한 당내 기반이 약점인 한 대표가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행보를 본격화하기 위한 첫 걸음을 당의 화합으로 설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대표는 취임 이후 꾸준히 당내 의원들과 조찬·오찬 회동을 진행해왔다. 특히 지난주 4일부터 6일까지 사흘 연속으로 의원들과 식사를 함께 했다. 4일과 6일에는 당내 3선 의원들과 오찬을 했으며, 5일에는 고동진·안철수·김성원 의원 등 이공계 분야 의원들과 조찬을 하며 의료대란 등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오는 26일에는 대표적 친윤(친윤석열)계로 알려진 이철규·정점식 의원 등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가 이같이 의원들과 소통 행보를 늘리는 것은 당 장악력을 키우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한 대표는 높은 개인적 인지도와 지지도를 기반으로 당대표 경선 때부터 이른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겠다는 전략을 택했다. 대표 취임 이후에도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과 의대 정원 증원 유예안 등을 두고 대통령실과는 다른 입장을 내놓으며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으나, 오히려 정부 및 원내 지도부와 연이어 마찰음을 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런 쟁점은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의 압박이 커져가는 가운데 당내 의견을 돌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당내에서는 한 대표가 그간 중요한 이슈에서 내부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보다는 외부에 입장을 먼저 알리는 방식에 대해 불만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당내 지지기반 확보라는 판단에 따라 의원들과의 소통 행보를 더 빠르게 가져가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의대 정원 이슈와 관련해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에 여·야·정이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한 대표의 중재자적 면모가 첫 성과를 내는 분위기다. 또 한 대표가 추진을 약속했던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는 일단 원칙론으로 시간을 벌면서 공수처 수사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로비에서 현안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