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발생한 유선 인터넷 장애를 계기로 통신사들이 사용하는 무선 공유기(AP) 취약성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8일 당국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주 내로 통신3사가 가입자에게 공급하는 무선 공유기의 장애 취약성 여부를 점검한다. 조사는 과기정통부 의뢰를 받은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KICI)이 진행한다. 점검 대상이 되는 무선 공유기는 10여종인 것으로 전해졌다.
과기부가 전수조사를 하는 것은 지난 5일 오후 4시 57분부터 9시 58분까지 KT와 SK브로드밴드 가입자 일부가 인터넷에 접속되지 않는 장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장애원인을 조사한 결과 안랩이 데이터센터 방화벽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두 회사가 설치한 머큐리사 무선 공유기 일부가 인터넷 트래픽이 과다하게 발생해 접속장애를 일으킨 것으로 파악됐다. LG유플러스는 머큐리 제품을 공급하지 않았지만, 가입자 가운데 개인적으로 아이피타임의 공유기를 설치해 쓴 이들 가운데 장애를 겪은 경우가 있었다.
안랩 측은 "이번 장애는 해킹이나 통신망 장애가 아니고, 미디어텍 칩셋을 사용한 일부 공유기 모델에서만, 트래픽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KT와 SK브로드밴드는 이용자의 귀책이 없는 장애로 약관에 따라 요금감면 해당한다고 보고 하루치 요금을 감면할 예정이다. 영업 피해 등 인터넷 접속 장애로 가입자가 입은 불편을 보상한 뒤 장애 원인으로 드러나는 업체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논평을 내고 "무선 AP는 통신사가 구매해 제공하는 서비스 장비로, 안정적으로 관리할 책임은 통신사에 있다"며 "통신사는 장비 업데이트 과정을 직접 관리하고, 통신3사가 순차적으로 시간을 두고 업데이트를 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