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일 인공지능(AI) 석학들과 만나 기술의 소수 독점을 방지하고 기술 혜택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실리지 마왈라 유엔대학교 총장, 우니 카루나카라 유엔대학교 국제보건연구소장과 'AI(인공지능)시대, 미래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대담했다.
이 대표는 인사말에서 "대한민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그야말로 대전환에 가까운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며 "기후위기와 도시집중, 여기에 국제 분쟁 격화까지 여러 위기 요인들이 복합적이고 다층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이 국제사회의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결 방안을 강구하는 데 있어 전통적인 여러 방법들도 있겠지만 아마도 인공지능이 큰 몫을 차지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또 한편으로는 과학기술 발전의 상징처럼 된 인공지능 기술이 과연 앞으로 우리 인류의 미래, 지구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서도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쪽으로 생각한다면 엄청난 생산력으로 인류의 삶을 확고하게 개선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경제적 측면에서 인간의 노동을 인공지능 로봇들이 대체하게 되면서 사람들이 일할 기회를 상당히 많이 빼앗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며 "또 하나의 측면으로 보면 생산 역량은 확장돼 가는데 소비 역량은 위축되면서 경제 측면에서 정상적 흐름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겠느냐 하는 우려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는 소위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CEO들이 기본소득을 주장하게 된 원인"이라며 "구성원들의 기본적인 삶, 모든 영역에서의 기본적인 삶을 공동체가 보장해야 하지 않느냐는 당위의 문제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격차의 문제에 대해서도 "특정 소수만 혜택을 보고 다수가 배제되는 결과를 낳아서는 안 된다"며 "소수가 정보나 기술을 독점하지 않도록 어떻게 공정하고 투명하게 작동시키느냐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했다.이날 대담에 참여한 마왈라 총장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인공지능학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유엔 사무차장을 겸하고 있으며 카루나카라 소장은 '국경없는 의사회' 회장, 예일대 로스쿨 수석연구원을 역임한 바 있다. 이번 대담은 차지호 의원이 세계 석학들과의 소통으로 성사된 것이라고 민주당은 설명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