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160명·간호사 240명 채용 비용 지원
"응급실은 팀워크…등 떠밀려 채용 안 돼, 신중해야"
"응급실은 팀워크…등 떠밀려 채용 안 돼, 신중해야"
보건복지부는 의사 160명, 간호사 240명을 신규 채용할 수 있는 비용을 일선 응급의료센터에 지원한다고 10일 밝혔다. 한 달에 37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추석 연휴 대비 응급의료 유지 대책의 일환이다. 정부는 지자체, 각 병원에서 의료인력을 채용할 경우 바로 인건비를 집행할 계획이다.
고형우 복지부 첨단의료지원관은 "기획재정부와 관련 협의가 끝났다. 인건비 지원 신청을 받고 있다"며 "예산은 채용만 되면 바로 집행할 수 있도록 준비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복지부가 응급의료센터의 추가 인력을 투입하려는 것은 응급실 의료공백에 기인한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이날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급실 운용 의료기관 3곳 중 2곳에서는 진료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에 참여한 의료기관의 절반 이상은 응급실 비상진료체계가 겨우 버티고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나 추석 연휴까지 시간이 촉박하다. 안 그래도 부족한 흉부외과, 응급의학과 등 전문의와 응급실 간호사를 얼마나 채용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더욱이 신규 채용되는 의사, 간호사는 정규직이 아닌, 한시적 계약직 신분으로 채용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복지부는 신규 채용 의사·간호사를 의료인력 추이를 살피며 계속 고용을 재정당국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그러나 안정적이지 않은 직장에서 강도 높은 업무를 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을뿐더러, 급히 채용된 의료인력이 현장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응급의료센터를 둔 서울 한 종합병원 간호사는 "병동 간호사를 응급실로 보낼 때 프리셉터(멘토)를 지정하고 업무에 익숙해질 때까지 통상 2~3개월 정도 적응 기간을 가진다"며 "추석 전 채용을 하려면 응급실 경력이 있는 간호사를 뽑아야 할 텐데, 인력 풀이 많지 않아 채용이 어렵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경상남도 한 필수의료과 전문의는 "응급의료센터는 팀워크가 가장 중요하다. 의사들도 손발을 맞추고 새로운 현장에 적응하는 게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며 "쌀만 씻는다고 밥이 되지 않듯, 채용에도 과정이 있다. 그 절차들이 잘 지켜져야 정말로 일할 수 있는 의사가 나온다. 등 떠밀려 채용하게 되면 안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민우기자 mw3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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