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충돌과 더불어 7달째 수사 중인 '감사한 의사(참의사) 블랙리스트' 의혹 재론
추경호 원내대표 이어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도 사직 전공의·의대생 다수 겨냥
명절 응급의료위기 실태 거론없이 "히포크라테스 선서, 사회적 책임" 강조
추경호 원내대표 이어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도 사직 전공의·의대생 다수 겨냥
명절 응급의료위기 실태 거론없이 "히포크라테스 선서, 사회적 책임" 강조
추석 연휴 응급의료위기를 계기로 한동훈 당대표가 공식 제안한 여야의정(與野醫政)협의체 참여를 촉구했지만, 실질적으론 한동훈 대표가 제안한 '2026년도 의대 증원 유예' 또는 철회 거리를 둔 대통령실과 보건복지부 입장에 궤를 같이한 모양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집단 사직에 참여하지 않은 의료진의 신상을 악의적으로 공개한 의사 블랙리스트가 일반인도 접근 가능한 웹페이지에 올라와 재유포되고 있다고 한다"면서 포문을 열었다.
그는 "진료에 매진하는 의료진을 '감사한 의사'(참의사 리스트에서 변용 표현)라고 조롱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응급실 부역' 코너를 신설해 응급실에 파견된 군의관들의 신상을 유포하고 모욕해 진료를 방해하는 일까지 벌어진다"고 했다.
또 "얼마 전 응급실에 파견됐던 군의관도 사이트에 신상과 비방이 올라오면서 협박과 따돌림이 두려워 출근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일설을 옮겼다. 그러나 정부가 군의관 응급실 파견 강행, 근무 거부 '징계'설로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환자 곁을 지키는 의료진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조리돌림하고 악의적으로 진료 방해하는 불법적 행태는 즉각 중단돼야 하며 정부도 이런 행태에 엄중 대응해야한다"고 발언한 직후 "의료진과 의대생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했다.
이어 "여당과 정부가 의료계 대표와 함께 2026학년도 의대 정원 등 의료개혁에 대해 원점에서 논의 가능하다고 밝히고, 야당과 함께하는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의료계에서도 조속히 협의체에 함께 참여해달라"고 요구했다.
친윤(親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검사는 검사 선서를 하고, 의사는 의사 선서를 한다. '나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라고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일부만 인용, 의료계에 날을 세웠다.
그는 "(의사는) 존경의 대상인 동시에 사회적 책임이 그만큼 무겁단 뜻"이라며 "그런데 최근 의정 갈등의 와중에 '의사 블랙리스트'가 등장했다", "복귀한 전공의,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파견된 군의관의 신상 정보가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사로서의 소명과 책임을 다하는 분들은 존경과 감사의 대상이 돼야지 조롱과 비난의 대상이 돼선 결코 안 된다"며 "더 이상 이런 반인륜적인 명단 살포 행위가 확산되지 않도록 의료계가 먼저 나서주시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루빨리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가하라"고 촉구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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