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정위)가 12일 명절 연휴를 앞두고 택배 관련 개인정보 보호에 주의를 기울여줄 것으로 당부했다. 개정위는 "추석 택배 받았다면 즉시 수령하고, 운송장 꼭 폐기하세요"라며 주의를 환기했다.
개정위가 밝힌 택배 관련 개인정보 유출 사례를 다양하다.
A 업체는 무료 체험 이벤트를 벌여 당첨된 고객들에게 제품을 배송하기로 했다. A 업체는 배송을 앞두고 택배 업체와 배송 방법 등을 한차례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이전 택배 업체의 송장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은 채, 새로운 업체의 송장을 덧붙여 발송했다. 이에 따라 택배를 수령한 고객이 맨 위에 붙여진 송장을 떼자, 그 밑에 부착된 기존 송장에 쓰인 타인의 개인정보가 완전히 노출됐다.
B씨는 회사 직원들에게 추석 선물을 보내면서 운송장에 붙어있는 확인증을 제거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받는 사람의 이름, 주소, 전화번호 등 각종 개인정보가 불특정다수에게 공개되는 일이 벌어졌다.
앞서 개정위는 택배사 관계자들과 택배를 받는 이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운송장에 보이지 않도록 가리기로 합의했다. 수기 운송장을 전산 운송장으로 바꾸고, 운송장 정보를 특정 개인을 알아보지 못하도록 필수적으로 비식별 처리하는 방안을 도입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개정위는 이번 추석 연휴에도 택배사가 개인정보 보호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운송장의 비식별 처리 방침을 이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택배 이용자들에게는 보이스피싱이나 스미싱 범죄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필수정보만 입력하고, 임시 가상번호를 제공하는 쇼핑몰과 택배사를 이용할 것을 안내했다.
배송 단계에서는 택배사의 인증된 공식 번호로 온 문자메시지의 안심 링크만 클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주문한 적이 없는 해외 배송 안내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면, 스미싱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링크에 접속하지 않는 게 좋다고 밝혔다. 택배를 아파트 복도 등 공개된 장소에 오래 방치하면 개인정보가 노출될 위험이 있으므로 안심 택배함을 이용하거나 즉시 수령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택배를 받은 후에는 택배 상자의 운송장을 폐기할 필요가 있다.
이은정 개인정보위 조사1과장은 "추석 연휴에 운송장 관리 미흡으로 인한 개인정보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온라인 쇼핑사와 이용자의 주의와 관심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유진아기자 gnyu4@dt.co.kr
최대 명절 추석을 1주일 앞둔 10일 오전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서 비상근무에 들어간 직원들이 분주하게 고객들에게 전달될 소포와 택배 물품을 분류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