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은 상급종합병원 21개소, 종합병원 28개소를 포함해 총 259개 기관이 의료 마이데이터 중계 플랫폼인 '건강정보 고속도로'의 데이터 제공기관으로 신규 참여한다고 12일 밝혔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총 1263개의 의료기관이 참여, 보유하고 있는 개인 진료 기록을 조회, 활용할 수 있다.
'건강정보 고속도로'는 여러 의료기관이 보유 중인 진료기록을 환자 본인이 열람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형식으로 제공한다. 본인 동의를 기반으로 선택한 데이터를 원하는 곳에 전송을 지원하는 의료 마이데이터 중계 플랫폼이다. 진단 내역, 투약 정보, 수술 내역 등 12종 113개 항목의 상세 의료데이터를 다룬다.
건강정보 고속도로를 통해 중계되는 모든 건강정보는 '나의건강기록'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다른 병원을 방문하더라도 의료진이 상급종합병원 과거 진료기록을 참조해 최적화된 진료를 제공받을 수 있다.
건강정보 고속도로 체계 확산 외에도 CT, MRI 등 영상정보 교류에 대한 보상체계 논의 등 다양한 형태의 의료 마이데이터가 수집 및 활용될 수 있는 발판도 마련되고 있다.
의료데이터가 방대해지면서 '데이터 호환성'이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데이터 수집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의 생산 주체와 필요 기업·기관간 데이터의 활발한 교류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서비스가 데이터 비즈니스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해가는 모양새다.
이 중 블록체인 기반 의료 마이데이터 플랫폼 '비헬씨(B-Healthy)'는 개인의 의료데이터, 처방전, 건강검진 내역 등 흩어져 있는 마이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주고, 이용자 동의 시 필요로 하는 곳에 제공해 수익을 개인에게 돌려준다.
비헬씨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원하고 부산시가 추진하는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사업으로 지정 받은 의료 마이데이터 플랫폼 서비스다. 에이아이플랫폼이 주관기관으로 세종텔레콤이 함께 컨소시엄을 이루고 있다.
비헬씨 가입 후 이용자가 데이터 이용 동의와 전자 자필로 서명한 전자문서를 제출하면, 해당 서류를 병원에 전달한다. 병원은 비헬씨 플랫폼에 진료기록을 제공하는 형태다.
진료기록 데이터는 이용자 동의를 얻은 후 가명처리 된 데이터를 제약사, 연구소, 바이오 기업 등에 제공된다. 이용자는 리워드 개념으로 포인트를 지급받아 현물 상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 비헬씨는 지난 데이터 판매 보상으로 이용자 1인 평균 약 4000 포인트를 리워드로 지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집된 의료 데이터를 활용해 리워드를 지급하는 서비스는 국내에서 비헬씨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건강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사업자(기관)은 비헬씨 수요처 웹사이트를 통해 필요한 의료데이터 유형을 한 곳에서 편리하게 조회 후 제공받을 수 있다. 별도로 원하는 데이터 유형이 있을 경우 상담을 통해 맞춤형 데이터 구성과 제공도 가능하다.
민감한 개인정보인 건강 데이터를 취급하는 만큼 블록체인 분산 원장 기술이 적용돼 데이터 위변조를 원천 차단한다. 데이터 활용 및 판매 시 개인정보가 철저히 비식별 처리된다.
왕영진 세종텔레콤 블록체인융합사업팀 이사는 "비헬씨는 정보주체가 마이데이터를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사용자 경험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서비스"라며 "의료데이터를 아카이빙하고 교류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되고, 의료 마이데이터 산업 생태계 안착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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