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 동상이몽] 증여, 올해가 유리한가요? 내년이 유리한가요?

입력: 2024-09-16 06:44 김경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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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조 기업은행 WM사업부 차장

정승조 기업은행 WM사업부 차장.

절세 비법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세세하고 장기적인 절세 전략에 따라 명품백 몇개 값을 아낄 수 있어 전문가를 찾는 것이다. 올해 기업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세무전문가들이 뭉쳐 이런 꿀팁들을 담은 책 '이것만 알면 나도 세금전문가'를 펴냈다. 디지털타임스는 이들을 만나 격주로 절세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려 한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상속세와 증여세 문의가 많습니다. 형제, 가족들이 모이는 명절 전에 미리 상속세와 증여세를 알아보시는 분들도 계시고 내년도 세법 개정안에 상속세와 증여세율 개정사항이 포함돼 있다 보니 더욱 문의가 늘었던 것 같습니다. 내년도 세법개정안에는 어떤 내용이 있는지 그리고 증여를 언제 하는 것이 유리한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 상속·증여세 최고세율 및 과세표준 조정

먼저 세법개정안은 아직 확정된 내용은 아닙니다. 정부(기획재정부)에서 '내년 세법을 이렇게 바꾸려 합니다'라고 발표한 내용이라실제로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돼야 확정됩니다.

<표1>을 보면, 현재 상속세 및 증여세율은 1억원 이하는 10%, 1억원 초과 5억원 이하는 20%이지만,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2억원 이하 10%, 2억원 초과 5억원 이하는 20%로 개정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존에는 2억원을 증여하면 1억원은 10%, 1억원을 초과한 1억은 20%를 적용해 증여세가 총 3000만원이었지만, 내년도부터는 2억원 전액 10%를 적용합니다. 그러면 증여세는 총 2000만원으로 24년 대비 1000만원이 줄어들 예정입니다.

또 30억원 초과분은 50%의 세율이 적용됐지만, 앞으로는 30억원 초과분도 40% 세율을 적용될 예정입니다. 이에 따른 세금 차이는 <표2>와 같습니다. 세법개정안처럼 상속세 및 증여세율이 개정된다면 올해보단 내년에 증여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증여공제 및 신고세액공제 무시하고 올해 3억원을 증여하고 내년에 1억원을 추가로 증여한다면 세금은 어떻게 될까요.

<표3>을 보면 현재 세법을 기준으로 3억원에 대한 증여세 5000만원을 납부하고 1억원을 추가로 증여하면 추가로 2000만원의 세금을 내야 합니다. 다만 세법이 개정되면 전체적인 세부담이 1000만원 감소하므로 추가로 1000만원만 내도 될 것처럼 보이지만 사전에 낸 기납부 세액공제 한도가 적용되어 추가로 1500만원을 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추후 개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 올해가 유리한가요? 내년이 유리한가요?

단순히 세율만 보면, 세법이 개정된다는 전제하에 올해보다는 내년이 유리해 보입니다. 하지만 증여하려는 재산이 현금이 아닌 주식이나 부동산 등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 사이 가치가 상승하여 증여재산가액이 많이 증가한다면 내년보다 올해 증여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또 증여하고 10년이 지난 시점에 증여자의 사망 시 상속재산에 10년 이내 사전 증여한 재산을 합산하게 됩니다. 며칠 차이로 사전증여 합산 여부의 판단기준이 달라진 사례도 있으므로 이런 경우에는 하루라도 빨리 증여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좀 더 알아볼까요? 토지의 증여재산가액이 개별공시지가라면 어떨까요? 토지의 개별공시지가는 매년 변경됩니다. 다만, 2025년 토지 개별공시지가는 보통 25년 4월 말에 고시됩니다. 2025년 4월 말 고시일 전까지는 2024년 토지 공시지가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죠. 주택의 경우 고시일은 5월 말입니다. 다만, 일부 토지의 증여재산가액은 공시지가가 아닌 감정평가금액으로 적용될 수 있으므로 증여시기에 따른 평가금액이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