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을 가지는 않았지만, 두통이나 어지럼증 등 온열질환 증세를 호소한 환자는 이보다 훨씬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추석 당일인 17일 전국 507개 응급실에 온열질환자 11명이 찾았다.
올해 감시체계가 가동된 5월 20일부터 이달 18일까지 누적 환자는 361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802명)보다 809명 많다.
올해 누적 추정 사망자는 지난해 동기간보다 1명 많은 33명이다. 추석 연휴에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추가되지 않았다.
전날 폭염특보가 발효된 수도권과 충청권, 남부지방, 제주도를 중심으로 체감온도가 33∼38도를 나타내면서 응급실에 이송되지 않았지만 온열질환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이 많았다.
한낮 기온이 36도에 육박해 폭염경보가 내려진 부산에서는 프로야구 경기를 관람하던 10대 관중 1명이 어지러움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른 관중 42명도 두통 등 온열질환 증세를 보여 의무실에서 치료받았다.
더위는 밤에도 꺾이지 않았다.
추석 당일 밤 서울 최저기온은 평년기온보다 9.2도 높은 26.5도를 기록했다. 이로써 '역대 가장 늦은 열대야'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인천과 대전도 서울과 마찬가지로 추석 당일 밤이 역대 가장 늦은 열대야에 해당했다. 제주는 간밤도 열대야여서 올해 열대야일이 총 72일로 늘었다.
올해 온열질환자는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높은 오후 3∼4시에 전체의 10.6%가 발생하고, 오후 12∼6시에 절반 이상(56.2%)이 발생했다.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이른 아침에도 온열질환자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령대별로는 50대 온열질환자가 19.4%로 가장 많았다. 65세 이상은 30.5%였다.
직업별로는 단순노무종사자가 23.5%로 가장 많았다. 농림어업 숙련종사자도 8.8%를 차지했다.
누적 온열질환자의 31.2%는 실외 작업장에서 발생했다. 논밭 14.2%, 길가 9.2% 등 실외에서 전체 환자의 78.7%가 나왔다.
온열질환자 중에서는 열탈진 환자가 전체의 절반 이상(55.6%)을 차지했다. 일사병으로 불리는 열탈진은 땀을 많이 흘려 수분과 염분이 적절히 공급되지 못할 경우 발생한다. 열탈진 환자는 피부가 창백해지며 무력감과 피로, 근육경련, 메스꺼움, 구토,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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