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유럽에서 '아이폰' 운영체제(OS)를 경쟁사에 개방하지 않으면 막대한 벌금을 낼 처지에 놓였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디지털시장법(DMA)을 도입한 유럽연합(EU)이 폐쇄적 생태계를 고수해온 애플이 운영체제 'iOS'를 타사에 개방하도록 하는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EU는 애플이 경쟁업체들도 아이폰 iOS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재설계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DMA는 다른 개발자가 AI 비서 '시리'의 음성 명령이나 결제 칩 등 아이폰의 주요 기능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방성'을 갖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EU는 애플이 DMA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공식 조사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MA를 위반하면 전세계 연간 매출액의 최대 10%에 달하는 막대한 벌금을 내야 한다. EU는 지난 3월부터 DMA를 근거로 애플, 구글 등 미국 빅테크를 대상으로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달 EU 등의 압박을 받아 유럽지역 소비자에 한해 자사 OS에 설치된 앱스토어 앱과 인터넷 브라우저 '사파리'를 삭제할 수 있게 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OS에 탑재된 기본 앱을 삭제하고 다른 앱을 기본값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변경한 것이다. 이는 EU의 DMA 준수 방안을 둘러싸고 애플이 한걸음 물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더해 iOS의 문호를 열 경우 그동안 애플이 지켜온 철옹성 폐쇄 생태계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