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19일(현지시간)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말로만 '전쟁이 끝났다. 평화가 왔다'라고 미국과 전 세계에 로비한 것 아니냐"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존 평화 담론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자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공식 방문 중인 체코 프라하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정부를 돌이켜 보면 종전 선언을 줄기차게 주장했던 것 같다"며 "그러나 실제로 북한의 힘에 대해 어떤 물리적 대응책을 마련해뒀는지 그 준비는 허술해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드(THH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도 제대로 구비하지 않고, 불법적으로 사드 기지 앞을 가로막은 시민단체를 몇 년간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또 "한·미 확장 억제에 대해서는 대체로 무관심한 5년을 보냈는데, 그런 방식으로 북한과 대화만 하며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평화론이라면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9일 광주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것에 대해 기존 평화담론도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대한민국 정부가 앞장서야 할 일이지만 현 정부는 그럴 의지도, 역량도 없어보인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같은 자리에서 "통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내려놓고 두 개의 국가를 수용하자"고 한 발언도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김일성 북한 주석이 고려연방제 통일론을 주창할 때 국가보안법 폐지, 주한미군 철수라는 2개의 전제 조건을 걸었다"면서 "이 전제 조건에 동조하는 세력은 북한 정권의 뜻에 동조하는 의견과 유사하다고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북한이 2개 국가론 주장하는 이유는 내부적인 어려움이 크고 자신이 생각하는 통일론에 대해 자신감이 줄었기 때문이지, 통일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며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통일을 추진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의 명령이고 의무이며 그런 의지가 없다면 반헌법적인 발상이다"고 비판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