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통신은 23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가 자신의 텔레그램 메신저 채널에 "유효한 법적 요청을 받으면 사용자의 아이피(IP) 주소와 휴대전화 번호를 관련 당국에 제공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램은 원래 사용자의 프라이버시 보호와 개인정보 보안성으로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그러나 마약밀매, 조직범죄, 테러 조장, 딥페이크(허위 영상물) 성범죄 등 각종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두로프는 "범죄자들이 텔레그램 검색을 악용하는 행위를 막고자 서비스 약관과 개인정보 보호정책을 갱신했다"며 "나쁜 행동을 하는 소수의 이용자가 10억 명에 가까운 텔레그램 서비스 전체를 망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국 수사기관의 범죄 수사 협조 요청을 거부해왔던 텔레그램이 방침을 바꾼 것은 재판을 받게 된 두로프의 사법 리스크 해결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두로프는 지난달 말 텔레그램 내 아동 음란물 유포와 마약 밀매, 조직적 사기 및 자금 세탁 등을 방치해 사실상 공모하고 수사 당국의 정보 제공 요구에 불응한 혐의 등으로 프랑스 검찰에 체포된 뒤 예비 기소됐다.
보석금 500만유로(약 74억원)를 내는 조건으로 석방됐지만, 출국은 금지됐고, 정기적으로 조사도 받아야 한다.
두로프는 서비스 약관 개정 이외에도 텔레그램 내 각종 불법 콘텐츠 단속도 강화한다고 밝혔다. 두로프는 "지난 수주간 인공지능을 이용해 텔레그램 내 불법 콘텐츠들을 찾아낸 뒤, 사용자들이 접근할 수 없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