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 중후반 지구 온난화로 영구동토층(일년 내내 0도 이하로 얼어있는 지층)의 절반이 녹아 북반구 극지역의 산불 발생과 피해가 증가할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가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악셀 팀머만 기후물리 연구단장(부산대 석학교수) 연구팀은 대규모 기후모델 시뮬레이션 자료를 이용해 지구 온난화 가속화로 인한 캐나다와 시베리아의 급격한 영구동토층 해빙이 북극 지역의 산불을 증가시키고, 피해를 키운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최근 들어 이례적으로 따뜻하고 건조한 날씨로 북극 지역의 대형 산불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기존 산불 연구들은 주로 기상 조건에 의한 산불 위험지수를 산출해 왔으며, 관련 기후 모델들은 지구 온난화와 영구동토층의 해빙, 토양 수분-산불 간 상호작용, 식생변화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가장 포괄적인 지구 시스템 모델 중 하나인 '복합지구시스템모델(CESM)'을 영구동토층과 산불 분석에 사용하고, IBS 슈퍼컴퓨터 '알레프'를 이용해 1850년대부터 2100년까지의 과거-미래 기간을 다루는 50개의 대규모 앙상블 시뮬레이션(SSP3-7.0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21세기 중후반에는 인간 활동에 의한 온난화로 인해 영구동토 지역의 50%가 급격한 해빙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토양 수분 배수가 증가하는데, 이는 급격한 상부 토양 건조를 유발한다. 이런 토양 건조 환경은 여름철 기온을 더욱 높여 대기를 건조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급격한 산불 피해 증가와 탄소 배출을 발생시킨다. 또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는 식물의 광합성을 도와 고위도 지역의 식생을 증가시켜 결국 산불 연료 역할을 해 산불 피해 증가를 유발한다.
김인원 IBS 연구위원은 "온난화로 인한 급격한 토양 수분과 대기 변화는 산불을 심화시킨다"며 "모델 시뮬레이션을 통해 산불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던 지역이 강한 산불이 생기는 지역으로 불과 몇 년 안에 급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악셀 팀머만 IBS 연구단장은 "미래 영구동토층 해빙이 북극 지역의 산불 변화에 영향을 주는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라며 "산불로 발생하는 연소 생성물과 대기 간의 상호작용이 북극의 영구동토층 해빙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보다 상세히 파악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25일자)'에 실렸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기초과학연구원 기후물리 연구단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급격한 영구동토층 해빙이 북반구 극지역의 산불 발생과 피해를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사진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영구동토층 해빙의 산불 강화 메커니즘 모식도.IBS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