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영풍과의 결별을 상징적으로 의미하는 종로 그랑서울 본사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종로는 본사는 고려아연이 시작된 터이자, 새로운 50년을 향한다는 의미를 가졌다는 점에서 영풍과의 경영권 분쟁 속 관심을 끌었다.
고려아연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본사 다목적실에서 이제중 최고기술책임자(CTO) 부회장 주재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김승현 기술연구소장, 설재욱 생산1본부장, 원종관 생산2본부장, 권기성 생산3본부장을 포함한 20여명의 기술자가 참석했다.
해당 장소는 50여명의 자리가 배치돼 있었지만 당초 예정보다 배 이상의 매체가 자리해 고려아연-영풍 간 경영권 분쟁에 대한 이슈를 방증했다.
고려아연은 이전까지 영풍과 논현동 사옥을 같이 사용했지만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면서 지난 7월 그랑서울로 본사를 이전했다. 400여명에 이르는 본사와 계열사 직원은 그랑서울 빌딩 15~19층까지 4.5개 층을 사용한다.
종로는 고려아연에 의미가 남다른 지역이다. 지난 1974년 최기호 선대 회장을 포함해 최창걸 명예회장 등 총 7인이 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 종로구 서린동 33번지를 본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고려아연은 약 6년간 종로에서 지난 50년 성장의 기틀을 잡은 뒤 1980년 논현동 사옥으로 이전했다.
고려아연은 본사 이전 배경으로 창립 50주년을 맞아 본사와 계열사간 협력 강화 등을 위해서라고 전했다. 재계에서는 이에 더해 영풍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건물을 따로 쓰기 위한 배경도 깔린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결별을 의미하는 장소인 셈이다.
고려아연은 새로운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에 대해 '적대적 M&A'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장형진 영풍 고문에 대해 "과거 고려아연 사장 시절에 장 고문이 부탁했던 것을 거부한 적이 있다. 장 고문이 부르시더니 '너는 정치할 줄을 모른다', '감히 내 말을 거역해?', '너 내가 자를 수 있어'라고 말한 라고 말한 분"이라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영풍·MBK는 지난 19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10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여유로운 공간에 교통 편의성도 높다는 점에서 영풍·MBK의 이번 공개매수에 대한 의지가 엿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