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 상위권 대학에서 서울 강남 지역 고교 졸업생들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24일 보도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지역 지원자들의 기회는 줄어들고 있다"며 "(강남을 중심으로 한 교육열로) 집값이 오르고 대출이 늘어나는 동시에 불평등이 심해지고 지방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교육 시스템에 찬사를 보내는 세계 지도자들은 그 실상을 알지 못한다. 서울의 부자들은 6살 아이를 대학 입시학원 보낸다. 여성들은 자녀 교육을 위해 일을 그만둔다"며 "치열한 경쟁은 경제를 해치고 모두를 불행하게 만든다. (사람들이) 서울을 떠나도록 하는 등 '극단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한국의 교육시스템을 칭찬한 바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학력이 국제적으로 밀리는 것은 국가 차원의 학력진단과 체계적 관리가 부족한 탓이 크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앞서 한은은 수도권, 특히 강남 집중에 따른 집값 왜곡에 대한 대책으로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의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제안한 바 있다. 각 대학이 신입생을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반영해 선발하되 선발 기준과 전형 방법 등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방식이다.
한편 이 총재는 급증하는 가계부채에 대해선 "증가 추세가 반전될 수 있고 반전될 것이란 점을 보여줘야 한다"며 "가계부채의 모멘텀(동인·동력)이 바뀌고 있다. 그 증가 추세가 반전될 수 있고 반전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저출생 등) 인구 통계학적인 상황에 밤잠을 설치게 된다"며 외국인 근로자 유입을 해결책 중 하나로 언급했다.
이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마무리됐는지에 대해선 "정책 입안자들이 아직 의견 일치에 이르지 못했다"고 언급했다.주형연기자 jh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