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본격화 시 충당금 최대 4조8000억원
한국기업평가는 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증권사 24개사의 PF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진단을 내놨다.
사업장별로 수익성, 분양률 등을 바탕으로 시나리오 분석을 거친 결과, 사업성이 '유의' 또는 '부실 우려'로 분류되는 PF 사업장 규모는 4조4000억~5조3000억원으로 늘어 지난 6월 말(3조3000억원)에서 1조1000억~2조원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증권사가 쌓아야 하는 충당금은 4조~4조8000억원이었다. 지난 상반기 말 기준 기적립 충당금이 약 2조7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1조4000억원에서 최대 2조2000억원을 충당금으로 더 적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효섭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내년 이후 본 PF 만기 도래가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의) PF 사업성 평가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중대형사와 중소형사는 비주거 PF, 오피스텔, 지방 주거 PF 비중과 중·후순위 비중이 커 시나리오별 PF 손실 영향이 큰 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사 간 PF 리스크 대응력의 차별화가 지속될 것"이라며 "일반 증권사는 자기자본 대비 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크고, 유동성 대응력과 자본 완충력이 열위에 있어 PF 리스크 현실화 시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증권사들의 PF 익스포저 중 '유의' 또는 '부실 우려'로 분류되는 익스포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6%로 집계됐다. 해당 기준으로 증권사 규모별로 보면 △대형 증권사(자기자본 4조원 이상) 11% △중대형사(자기자본 1조~4조원) 25% △중소형사(자기자본 1조원 미만) 23% 등으로 중대형·중소형 증권사가 PF 리스크에 더 크게 노출됐다.
캐피탈사의 경우 지난 6월 말 기준 26개사의 PF 대출 규모가 23조4000억원으로, 이중 '유의' 또는 '부실 우려' 사업장에 대한 대출은 2조1000억원에 달했다. 공정률·분양률 등에 따라 시나리오 분석을 한 결과 올해 말 '유의' 또는 '부실 우려' 사업장에 대한 대출은 1조3000억~2조8000억원 추가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희경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PF 대출 비중이 크고 자산 건전성이 빠르게 저하되고 있는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신규 부실채권 발생 추이를 살펴보겠다"며 "PF 연착륙 대책과 캐피탈사의 자체적인 자산 건전성 관리 방안 시행에 따른 부실채권 정리 추이 등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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