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국내에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이 출시될 예정인 가운데, 이를 현행법상 규제할 수단이 없어 관련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담배회사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BAT) 그룹은 오는 11월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를 출시할 예정이다.
BAT그룹이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를 선보이는 국가는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관련 규제 공백을 노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합성·유사 니코틴 담배에 대한 규제가 없어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관련 규제를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행법상 담배는 연초(煙草)의 잎을 원료로 포함한 것만 인정하고 있다. 화학물질로 만든 합성 니코틴 담배나 유사 니코틴을 활용한 담배는 법령상 담배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합성·유사 니코틴 담배는 일반담배, 궐련형 전자담배와 달리 온라인에서 판매할 수 있고, 청소년에게 판매해도 처벌받지 않는다. 여기에 세금이나 부담금 부과 대상도 아니기 때문에 일반 담배보다 저렴하게 유통될 가능성도 있다.
또 연초로 만든 담배처럼 경고 문구와 그림을 붙이지 않아도 되고 손목시계나 향수 형태 등으로 담배처럼 보이지 않게 만들 수도 있어 청소년이 진입할 수 있는 장벽이 일반·전자담배보다 낮다.
이를 두고 질병관리청은 지난 7월 30일 청소년 5000여명을 대상으로 건강 패널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액상형 전자담배로 처음 흡연을 시작한 학생의 60% 이상이 현재 일반담배를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청소년에게 액상형 전자담배가 '흡연의 관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장 규모 역시 커지고 있다. 액상형 담배의 원료인 합성 니코틴 용액은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2020년 56톤(t) 규모였던 수입량은 지난해 200톤으로 3.6배 늘었다.
정치권에서는 법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은 "합성 니코틴만 규제하면 또 다른 비규제 품목 찾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지난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온라인 사이트 등에서 유사 니코틴을 포함한 액상형 흡입제품이 무(無)니코틴 제품을 표방하고 유통되고 있어 소비자 주의가 필요하다"며 "해당 제품에 대한 안전성은 검증되지 않았으므로 흡입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KT&G는 관련 제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지 않고 있어 표명할 입장이 없다고 밝혔으며, 미국의 담배회사 필랩 모리스 역시 중립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