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23일 '법 왜곡죄'를 신설하는 형법 개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하자 "이재명 방탄을 위해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사법질서 근간을 허무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검찰의 구형 이후 판결이 나기 전에 민주당의 보복이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23일 형법 개정안을 법사위에 상정했는데, 검사나 사법경찰관이 범죄사실을 발견하고도 기소를 하지 않거나 법률을 왜곡할 경우 처벌하자는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론 수사기관이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고, 공정하게 사건을 처리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러나 민주당 법안은 오히려 수사를 왜곡하고, 나라를 범죄자 천국으로 만드는 악법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 의원은 그 이유에 대해 "첫째, 수사를 위축시키고 수사기관이 무력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사가 기소를 안 해도 처벌하고, 기소를 하더라도 법률을 왜곡하면 처벌할 수 있다"며 "특히 정치인과 재력가 등 권력에 대한 수사는 아예 시작하기도 힘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둘째, 수사 검사에 대한 고소· 고발이 일상화될 것"이라며 "법안이 시행된다면 재판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경찰·검사를 고소하는 일이 부지기수로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검사가 범죄자를 단죄하는 것이 아니라 범죄자가 검사를 단죄하는 상황이 뉴노멀이 될 우려가 크다"고 했다.
게다가 "셋째, 특히 이 법안은 이 대표 수사에 대한 보복이자 수사에 대한 겁박"이라며 "이 대표는 이번 재판에서 결백을 입증할 증인을 찾지 못해 곤경에 처하자 증거를 조작했다며 검찰을 비난해왔고, 민주당은 '법 왜곡죄'를 상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이재명 대표는 즉시 자신을 수사한 검사부터 고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 의원은 "재판이 불리하다며 담당 검사를 고소하는 것은 입법권의 사유화이자 사적 보복이 아닐 수 없다"며 "지난번 이 대표를 수사한 검사 탄핵에서, 이제는 검사 처벌 법안까지, 이 대표의 방탄 폭주는 멈출 기미가 안 보인다"고 짚었다.
이어 "이러다 1심 결과가 불리하게 나오면, 법 왜곡죄 처벌 대상에 판사까지 추가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재판부에 대한 공공연한 압박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대한민국은 법 앞에 누구나 평등하다"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재명 대표가 아무리 강한 권력을 지녔더라도, 법을 어기면 처벌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판결일인 11월 15일, 재판부의 책임이 막중하다"며 "압박과 도전에도 흔들림 없는 판결로 사법질서를 수호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