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내며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았던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최근 '남·북 2국가 체제'를 주장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확실한 선 긋기에 나섰다.
이해식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은 25일 부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은 만나 "임 전 실장의 메시지는 헌법 정신에 위배될 뿐 아니라 당의 강령과도 맞지 않는다"며 "평화 통일을 추진하고자 하는 그간의 정치적 합의와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지난 19일 9.19 평양공동선언 6주기 기념식에서 '통일을 포기하고 평화로운 두 국가로 살자'는 주장을 한 데 이어 본인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그같은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후 이같은 의견이 임 전 실장의 개인적 사견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앞서 김민석 수석최고위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동조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임 전 실장을 비판한 바 있다.
또 같은 날 국회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 모임인 더민주혁신회의 주최로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선언과 차기 민주 정부의 과제' 긴급토론회가 개최됐는데, 이 자리에서도 임 전 실장의 발언에 대한 비판적인 반응이 나왔다.
주최자 가운데 한 명인 이광희 의원은 "지난 정부 주요 인사의 급작스러운 두 국가론은 아직 (국민들이)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것 아닌가. 너무 갑작스러운 일 아닌가"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임 전 실장의 주장은 좋게 말하면 이상적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개념 없는 소리"라며 "논리적이지 못한 정치적 발언이다. 그 발언에 우리가 왜 호들갑을 떨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19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임종석 2018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