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도전·정몽구 품질·정의선 혁신이 만든 대기록
1억1번째 생산차량 '아이오닉5'
1억1번째 생산차량 '아이오닉5'
현대차가 창립 후 1억대 누적 차량 생산을 달성하기까지 소요된 시간은 57년으로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빠른 수준이다.
창립 후 지난 8월까지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은 아반떼(1537만대)였으며, 엑센트(1025만대), 쏘나타(948만대), 투싼(936만대), 싼타페(595만대) 등이 뒤를 이었다.
현대차는 창립 1년만인 1968년 11월 울산공장에서 1호 차량 '코티나'를 생산했으며, 1975년 국내 최초 독자 모델 '포니'를 양산했다. 이후 1986년 전 차종 100만대 생산, 10년 뒤인 1996년 1000만대 생산을 달성했다. 이후 튀르키예, 인도, 미국 앨라배마 및 체코 등 해외 공장에서 차량 생산을 본격화하며 지난 2013년 누적 차량 생산 5000만대를 넘어섰다.
이같은 기록 달성에는 정주영 선대회장의 '도전', 정몽구 명예회장의 '품질 경영', 정의선 회장의 '혁신'이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정주영 선대회장은 "한 나라의 국토를 인체에 비유한다면 도로는 혈관과 같고 자동차는 그 혈관 속을 흐르는 피와 같다"며 1960년대 국토 재건 및 국내 도로 확충을 계기로 미국 포드와의 제휴 협상을 거쳐 1967년 12월 현대차를 설립했다.
이후 조립 생산의 한계를 맞닥뜨려 프로젝트 착수 약 3년만인 1975년 포니를 양산했으며, 포니는 1976년 국산 승용차 최초 에콰도르 등 해외에 수출됐다. 1986년에는 국내 첫 전륜구동 승용차 '포니 엑셀'이 미국에 수출되는 성과를 달성했다.
1999년 취임한 정몽구 명예회장은 '품질 경영'을 통해 차량의 품질이 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인 동시에 고객의 안정과 만족에 직결되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2001년 양재본사에 '품질상황실'을 설치하고, 24시간 품질과 관련된 세계 각국 고객들의 불만사항을 실시간으로 접수 처리했으며, 수집된 데이터는 현장 임직원들에게 모두 공유됐다. 또 불량을 줄이기 위해 글로벌 생산 공장마다 전수검사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품질에 대한 정몽구 명예회장의 자신감은 2015년 11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출범으로 결실을 맺었다. 제네시스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장남 정의선 회장(당시 부회장)이 초기 계획 단계부터 전 과정을 주도한 브랜드로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하며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 및 수익성을 향상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네시스는 출범 7년여만인 지난해 8월 누적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으며, 전체 판매 중 해외 시장 비중이 40%를 상회하는 등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2020년 취임한 정의선 회장은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비롯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등 신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현대차를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현실화하고 있다.
1억1번째 생산 차량이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인 점도 이러한 의미를 나타낸다. 아이오닉 5 등 현대자동차그룹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적용해 탄생한 전기차 모델들은 미국, 유럽, 아시아 들 세계 유수 어워드에서 잇따라 수상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장재훈 대표이사 사장은 "1억대 누적 생산의 성과는 창립부터 지금까지 현대차를 선택하고 지지해준 수많은 글로벌 고객이 있었기에 달성할 수 있었다"며 "현대차는 과감한 도전과 집요한 연구를 통해 빠르게 성장해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모빌리티 게임 체인저로서 새로운 1억대의 미래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현대차 울산공장 출고센터에서는 이동석 국내생산담당 및 CSO 사장, 문용문 노조 지부장 등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차량 생산 1억대 달성 기념 행사가 열렸다. 1억1번째 생산차량인 아이오닉 5는 출차 세리머니를 마치고 생애 첫 차로 구매한 20대 고객에게 인도됐다.
현대차는 내달 10일부터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누적 생산 1억대를 기념하는 'One Step Further(다시, 첫걸음)' 전시를 개최한다. 1억대 차량 생산의 의미와 고객들과 함께 그려간 삶의 궤적에 대해 조명할 예정이다.
임주희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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