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가 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막한 세계이동통신사연합회(GSMA) 주최 'M360 APAC'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협력 기반의 자주적 AI 모델 형성을 위한 AICT 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AI 시대 도래에 따른 통신사의 역할 변화를 강조했다. 인프라부터 AI모델, 응용서비스 전반을 아우르는 AI 융합과 협력의 구심점 역할을 함으로써 AI가 만들어내는 가치가 사회와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다.
◇ "통신사 AI 기업으로 변모…협력 동시에 주권도 확보해야" = 김 대표는 특히 AI 혁신의 키워드로 '협력을 꼽았다. "통신사가 전통적인 네트워크 서비스 기업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AI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제공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협력'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나의 기업이 AI나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을 주도할 수는 없다"면서 "글로벌 가치사슬이 복잡해지고 있고 많은 투자가 필요한 만큼 자체 개발 기술에만 의존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협업과 함께 외부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도록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고도 강조하며 '소버린 AI' 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AI 시대에 다양한 빅테크 기업들과 새로운 AI 기업들의 기술을 활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이와 동시에 데이터 주권과 AI 주권을 각 국가, 각 기업 차원에서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버린 AI는 독립성과 협업이 함께 이뤄지지는 모델로, 핵심 AI 기술과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외부 파트너들과 협력해 혁신을 이루는 것"이라면서 "KT는 '하이퍼스케일 AI'에 대한 근본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체 AI와 외부 협력 병행…네트워크도 AI로 진화 = KT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믿음'을 내놨고 산업 특화 소형언어모델(SLM)도 개발했다. 아울러 AI 비즈니스를 금융·공공서비스·모빌리티·헬스케어·교육 부문 등 5개 분야로 확장했다. 또한 글로벌 빅테크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한국 시장에 특화한 AI 서비스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사티아 나델라 MS CEO 겸 이사회 의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KT의 전문성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술력을 결합해 AI와 클라우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사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그래픽처리장치(GPU) 팜 등 인프라 투자 △한국형 AI·클라우드·IT 서비스 개발 △AI·클라우드 혁신 센터 설립 및 인재 양성에 협력키로 했다.
김 대표는 AI 혁신을 위해 네트워크 진화가 수반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AI가 모든 곳에 존재하는 시대에 초광대역·초저지연을 지원하는 통신망이 필수적"이라면서 "미래에는 단일 세대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4G·5G·6G가 공존하고 각각의 네트워크는 최적화된 서비스를 위한 개별적인 도메인상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상 네트워크뿐 아니라 비지상 네트워크와의 협력과 공존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T는 글로벌 위성 사업자와 협력해 스마트폰 위성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6G, NTN 등에 나서고 있다.
◇ AI '올인' 통신사 "AI 발전 측면서 주파수 할당·네트워크 투자 분담해야" = 이날 행사에서는 세계 통신사 관계자와 정책 전문가 등이 망 투자 분담 및 ICT 생태계 구성원의 공동 기여 방안, 3G 네트워크 효율화를 비롯해 별도 세션으로 통신 관련 정책 사항을 논의했다. 마츠 그란리드 GSMA 사무총장은 "생성형 AI가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되며 모든 분야에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며 "AI 기회는 한 번뿐인데, 지금 변곡점에 서 있다. 한국은 AI 선도국가로 SKT와 KT가 수십억달러의 AI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동통신 3사는 최근 들어 AI 투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AI 투자에 '올인' 전략을 밝힌 SK텔레콤은 AI 인프라, AIX, AI 서비스 3대 영역을 중심으로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하고, 관련 인력도 40% 늘렸다. KT는 지난해 5년간 AI에 7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AI 트랜스포메이션'을 실현한다고 강조했다. 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협력도 가속하고 있다. LG유플러스 또한 올해 AI 투자를 지난해 대비 40% 확대하고 인력도 두 배 수준으로 영입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AI 혁신을 위해 네트워크 재할당대가 불확실성을 해소해 통신사의 차세대 신사업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디지털 인프라 투지 확보를 위한 정책리더스 포럼에서 패널 토의자로 참석한 한양대 신민수 교수는 "글로벌 빅테크의 공정한 네트워크 투자 분담 필요성과 정책규제 마련에 대해 유럽, 아시아 등 국가에서 공감하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CP와의 협상력 열위를 개선하는 방향의 제도개선을 통해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AI는 국경을 초월하는 만큼 개별 국가의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글로벌 차원의 AI 규범과 거버넌스 정립을 위해 국제사회의 협력이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M360 APAC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우리나라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2년 연속 호스트 스폰서를 맡은 KT를 비롯해 삼성전자, 텔스트라, 지오릴라이언스 등 국내외 주요 ICT 기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학계 주요 인사들이 참여했다.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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