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기초단체장 4명을 뽑는 10·16 재보궐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싸움이 격화하고 있다. 두 당이 전남 영광·곡성 지역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여당 텃밭인 부산 금정구청장의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도 표류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일 본인 페이스북에 "다가오는 10·16 재보궐, 그 의미를 생각하면 결코 작은 선거가 아니다"라며 "국민의 엄중한 경고를 무시한 정권에 다시 민심의 무서움을 일깨워 줄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후보가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지인의 이름과 연락처 등을 적는 '2024년 10·16 재보궐 선거 연고자 찾기' 링크를 함께 게재하며 "부산 금정, 인천 강화, 전남 영광, 곡성에 살고 있는 연고자를 모조리 찾아달라. 투표율이 낮은 재보궐 선거, 백병전만이 승리의 유일한 공식"이라고 독려했다.
이번 재보궐선거는 기초단체장 4명을 뽑는 '미니 선거'지만, 지난 4월 총선과 각 정당의 전당대회 이후 첫 선거로 각 당대표의 리더십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초반에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심판론이 제기될 수 있는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에 관심도가 집중될 것으로 예측됐으나, 오히려 현재까지는 호남 지역에서 민주당과 혁신당 간 경쟁이 두드러지고 있다.
조국 대표를 비롯해 혁신당 의원들이 대거 전남 곡성과 영광 지역에 '월세살이'를 하고, 이에 민주당도 이재명 대표와 당 지도부가 여러 차례 선거 지역을 방문해 현장에서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는 등 중앙당 차원의 지원에 올인하고 있다.
특히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적은 영광군수 재선거가 과열되고 있다. 각 지도부의 '영광 한달살이' 논란으로 시작된 양당의 신경전은 최근 후보의 부동산 문제로 번졌다. 주철현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달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장현 혁신당 후보를 겨냥해 "혁신당 후보는 서울 강남 아파트를 포함해 전국 각지에 임야와 대지를 보유했으나 정작 영광에는 단칸방 하나 보유하지 않았다"며 "군정을 책임지겠다는 군수 후보가 정작 영광에 자기 명의 한 칸 없다는 건 군민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조국혁신당은 1일 김보협 수석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주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서울 강남 아크로비스타를 소유하고 있는 반면 지역구인 여수에 자기 명의 집이 없다"며 "전세살이하는 주 의원이 아무 문제 되지 않으면 장현 후보의 월세살이도 문제 삼으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금정구청장 후보 단일화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민주당은 황명선 재보선 지원단장이, 혁신당은 정춘생 원내수석부대표가 각각 단일화 협상을 맡고 있으나 신경전 속에 아직까지 구체적인 논의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금정구청장 재선거와 관련해 "단일화해야 한다"며 "나와 있는 경쟁력 수치가 있기 때문에 '이기는 선거'를 어떻게 만들지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민주당 후보가 지지율에서 우세한 흐름을 보이는 만큼 더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황현선 혁신당 사무총장은 같은 날 민주당을 향해 "힘자랑하는 정치를 하는 데 대해 국민의 평가가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달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